▲현재의 해리 일대 이 곳 주민들은 경찰을 인민군으로 오해했고, 경찰들은 이들을 사살한다.
박기철
해남 마산면 상등리
7월 25일, 나주경찰부대는 우슬 저수지에서 전열을 정비한다. 그리고 200여 명의 병력을 네 방향으로 쪼개어 포위하듯이 치안 공백 상태의 해남으로 들어왔다.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해리였다. 총을 든 부대를 본 일부 주민들이 놀라서 도주하자 경찰들은 이들을 쫓아가 사살한다. 주민들은 경찰들이 인민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주민들은 다급하게 '인민군 만세'를 외쳤고 나주경찰부대는 이들을 사살한다.
이후 경찰들은 구교리, 수성리, 신안리 등에서도 주민들을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들은 주민들이 자신들을 인민군으로 오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마산면 상등리에 도착했을 때는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다.
경찰들은 기관총을 거치한 차량을 타고 마을에 들어오면서 '인민군이 오니 마을 회관 앞으로 빨간 완장을 두르고 환영 나오라'는 방송을 한다. 그러자 주민 수십 명이 마을 입구에 모여 인민군 만세를 불렀다. 나주경찰부대는 이들을 향해 자신들이 경찰이라는 것을 밝히며 기관총을 쐈고, 6명이 희생됐다.
나주경찰부대는 이 마을에 25일부터 27일까지 있으면서 좌익사범 색출을 명목으로 9명을 더 살해해 희생자는 총 15명이 됐다. 이때 여성 희생자 4명 중 3명은 대살(代殺)이었다. 젊은 남자들이 색출 대상이라는 것을 알고 몸을 피했던 남자들을 대신해 그 배우자와 가족을 죽인 것이다. 이 외에도 경찰들은 해남 곳곳에서 가택수색까지 하며 주민들을 사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