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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침공에 어린이 다쳐... 생필품 구입도 어렵다"

[화상 인터뷰] 우크라 키이우 시민 레니에 이브라기모바 "우리는 승리할 것"

등록 2022.03.07 10:14수정 2022.03.0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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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앙 기차역에서 열차에 탄 한 소녀가 플랫폼에 머물고 있는 남성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라는 몸짓을 취하고 있다.
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 중앙 기차역에서 열차에 탄 한 소녀가 플랫폼에 머물고 있는 남성을 향해 입꼬리를 올리라는 몸짓을 취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목소리가 떨리고 불안해 보였다. 손으로 얼굴을 자주 가리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에 "우리가 이긴다"고 말할 때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6일 오후 경남이주민센터에서 화상(줌)으로 인터뷰를 한 우크라이나 여성 레니에 이브라기모바(30대)씨가 그랬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살고 있는 그녀와 어렵게 인터넷으로 연결돼 현지 소식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1일째 되는 날이었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밀고 들어오고 곳곳에 폭격이 가해지면서 민간인 희생자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와 함께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박안나(창원)씨의 통역으로 레니에 이브라기모바씨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수시로 울리는 공습경보... 너무 힘들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사는 의상디자이너 레니에 이브라기모바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사는 의상디자이너 레니에 이브라기모바윤성효
 
패션디자이너인 그녀는 옷과 배게, 이불을 디자인하거나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부터 그녀는 대피소인 집 지하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고 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고 생필품 구입도 어렵다는 것. 그녀는 "공습경보가 수시로 울린다. 하루에 최소 5번 정도는 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지하 공간이 안전할 거 같아 이곳에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러시아군은 주로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침공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생필품 구입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그녀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잠시 멈추었다는 생각이 들 때, 낮에 시장을 갈 수 있다"며 "하지만 비슷한 시각에 시장에 나온 시민들이 많아 줄을 길게 서야 한다"고 말했다.

"줄이 너무 길어서 2~3시간 정도 서 있을 때도 있다. 사고 싶은 생필품을 구입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올 때도 있다. 다음 날 다시 가면 마찬가지로 줄을 길게 서 있다. 너무 힘들다."


전투 상황에 대해 그녀는 "키이우에서 3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며 "시내 중심가에서도 폭탄이나 폭격기 소리가 멀지만 들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 눈으로 폭격이 직접 이루어지는 상황을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친척들로부터 전쟁 소식을 늘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도 러시아 방송국에서 하는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데 사실과 다른 보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러시아 방송에서 하는 보도를 보면 자기들은 우크라이나 군인을 공격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군대가 아니고 민간인 지역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에서 공장과 상점이 불타고 있다.
6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이르핀에서 공장과 상점이 불타고 있다. AP=연합뉴스
 
"병원에 다친 어린이들이... 하루빨리 전쟁 멈춰야"

또한 그녀는 "어린 아이 옷을 만들어서 어린이병원에 갖다 주는데, 심지어 어린이병원에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다친 어린이들이 와 있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가지역을 공격하다 보니 부모를 잃은 어린 아이들만 살아 남는 경우도 있고, 그런 상황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폭격 장면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여부를 묻자 그녀는 "제가 지금 거주하는 곳에서는 공습을 받은 적이 없어 자료가 없다"며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외부에 보내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외부로 알려진 자료로 인해 러시아군의 침공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 그러는 것 같다"고 했다.

그녀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다. SNS로 알게 된 한국 친구들도 있다. 그들이 응원 메시지를 보내 주기도 한다"며 "케이팝을 좋아한다. 이 자리를 빌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국정부에 대해 그녀는 "세계 여러 나라가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한국도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중단해서 러시아아 하루 빨리 전쟁을 멈추도록 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 국민들을 향해서는 "푸틴은 테러주의자다. 러시아 국민들도 푸틴과 같은 태러주의자가 될 것이냐. 아니면 푸틴은 침공을 가했지만 국민들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사랑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푸틴에 대해 적극적으로 전쟁 반대를 외쳐야 할 것이다. 푸틴이 전쟁을 중단하도록 러시아 국민들이 해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는 피란을 가지 않고 남아 있는 시민도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피란을 가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다"며 "그것은 러시아가 탱크로 침략을 했지만, 우리는 대항할 것이고 우크라이나를 지킬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레니에 이브라기모바씨는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우리와 유럽 시민들이 하나가 돼 그 힘으로 탱크를 물리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민과 유럽인이 하나가 돼 연대를 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기필코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러시아 군대를 결국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도록 응원, 지원해달라."
   
 6일 오후 경남이주민센터에서 화상(줌)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사는 의상디자이너 레니에 이브라기모바(30대)씨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
6일 오후 경남이주민센터에서 화상(줌)으로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사는 의상디자이너 레니에 이브라기모바(30대)씨와 화상 인터뷰를 했다.윤성효
 
#우크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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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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