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에 상장된 유일한 러시아 ETF인 'KINDEX러시아MSCI(합성)'는 지난 7일부로 거래정지 상태다.
한국거래소
하지만 급하게 투자된 돈은 현재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국내외 거래소들이 앞다퉈 러시아 관련 종목의 거래를 정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주요 거래소는 지난달 28일 얀덱스와 더불어 오존홀딩스, 키위, 메첼 등 러시아 주요 종목에 대한 매매를 중단했다. 러시아 ETF 역시 거래중지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앞서 ERUS, RUSL, RSX을 비롯해 '반에크 러시아 스몰캡 ETF(RSXJ)', '프랭클린 FTSE 러시아 ETF(FLRU)'가 거래중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RUSL은 오는 18일 상장폐지까지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미국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실의 제재 여파로 러시아 소재 기업 주식 또는 관련 ETF 매매가 사전 예고 없이 거부될 수 있다고 공지해둔 상태다.
해외 거래소뿐 아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ETF 'KINDEX러시아MSCI(합성)'의 거래를 정지했다. 이 ETF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러시아지수(MSCI Russia 25% Capped Index)를 기초지수로 따르는데 기초산출기업인 MSCI가 이 지수에 포함된 모든 러시아 주식 가격에 9일 종가를 기점으로 0.00001원의 가치를 매기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0일부턴 가격이 사실상 0원으로 전락하는 셈이다.
보유 종목을 팔기 위한 퇴로가 막히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한 종목이 상장폐지로 휴지 조각이 될까 전전긍긍한 상태다.
KINDEX러시아MSCI(합성) 상품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3일 "이 상품은 기초지수 성과를 교환하는 장외파생상품에 주로 투자하는데 이 같은 기초지수 산출업체의 방침이 운용상 중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수 산출의 중단, 상관계수 요건 미충족, 장외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위험 등이 발생하면 상장폐지가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 또한 "MSCI가 지수를 산출하는 방법을 바꾼 만큼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며 "현재 내부에서 ETF 상장폐지 여부를 논의 중이다. 논의가 끝날 때까지 거래정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 끝나도 회복 쉽지 않다
일부 투자자들은 전쟁이 끝난다면 거래가 재개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전쟁만 끝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분석 또한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전쟁이 끝나 러시아 증시 거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해당 ETF는 MSCI가 러시아 주식 가치를 재평가해야 가치가 생긴다"며 "만약 주식 재평가가 이뤄지더라도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세계 각국의 금융 제재는 이제 막 시작됐다. MSCI를 비롯해 지수산출기업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는 지난 9일부터 러시아를 MSCI 신흥국지수에서 제외했다. 미국 투자은행인 JP모간 역시 러시아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이유로 최근 모든 채권지수에서 러시아 채권을 제외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전방위 경제 제재가 이어지면서 러시아의 화폐 가치인 루블화도 올해 들어 40% 가까이 폭락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에 대한 러시아 증권 매각 금지 조치, 변동성 확대로 인한 상장폐지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러시아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투자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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