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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마리우폴 함락 위기... 러 "항복하라" 최후통첩

우크라이나 "항복은 있을 수 없어" 즉각 거부

등록 2022.03.21 13:31수정 2022.03.2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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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대한 최후통첩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대한 최후통첩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AP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주요 목표인 남부 도시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최후통첩을 했다.

러시아 총참모부 산하 국가국방관리센터를 지휘하는 미하일 미진체프는 20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마리우폴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오전 4시(한국시간 오전 11시)까지 항복하고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했다"라고 밝혔다고 AP,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어 "무기를 내려놓고 떠나는 우크라이나군은 안전한 대피를 보장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항복하지 않고 남아있는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군사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모든 무장 부대가 전투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며 "인도주의 회랑을 통해 식량과 의약품, 생필품의 공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전 5시까지 항복 여부를 서면으로 작성해 보내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마리우폴을 점령하면 바다가 아닌 육로로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 닿을 수 있어 침공 초반부터 이곳을 노려왔다. 

미진체프는 마리우폴 당국자들에게 "스스로 시 당국을 대표한다며 무고한 시민 수백 명을 숨지게 한 혐오스러운 강도들"이라며 "당신들에게 최소한의 인간적 면모와 동정심이 있기를 바란다"라고 비난했다. 

러시아군 폭격에 의한 민간인 사망의 책임을 마리우폴 당국자들에게 돌리며 항복을 압박한 것이다. 


전날 미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군이 마리우폴 도심으로 더욱 깊숙이 진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도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러시아가 한 일, 수 세기 기억될 테러"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즉각 거부했다.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통령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은 입장을 벌써 러시아 측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마리우폴 시장 바딤 보이첸코도 "아침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라며 러시아의 항복 요구를 거부했다. 

지난 16일 마리우폴에서는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민간인 1천여 명이 대피해 있던 극장 건물이 파괴되었고, 이날도 400여 명이 대피한 예술학교 건물이 폭격을 당했다. 또한 러시아군의 포위로 40만 명이 음식과 물, 전기 공급도 없이 갇혀있다.

마리우폴의 한 당국자는 "지난 3주간 폭격을 당했고 도시의 모든 거리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라며 "지금까지 최소 2300여 명이 숨졌다"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마리우폴 폭격은 역사에 남을 전쟁 범죄"라면서 "이 평화로운 도시에 침략자들이 한 일은 앞으로 수 세기 동안 기억될 테러"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도 별도의 성명에서 "러시아는 병원, 극장, 학교를 파괴하고 민간인과 어린이를 죽였다"라며 "또한 겁에 질리고 지친 주민들을 강제로 러시아로 데려갔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러시아 측은 "마리우폴 주민 6만여 명이 러시아에서 안전해졌다"라고 반박했다. 

바이든, 우크라니아 국경 맞댄 폴란드 방문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대한 공격도 재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키이우에 여러 차례 포격을 가했고, 특히 포격을 당한 주택가에서는 민간인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한 키이우의 한 쇼핑몰도 포격을 당해 큰 화재가 발생했으며, 소방 당국이 화재를 진압하고 건물 잔해 속에서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유럽 순방에 나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를 방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5일 폴란드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간접 지원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에 앞서 나토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부당한 전쟁으로 인도적·인권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파트너들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마리우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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