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소상공인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영수증 사진
아프니까 사장이다
외식 자영업계의 대표적 상반기 비수기인 4월이 도래했다. 대다수 사람들은 따스한 봄바람과 햇살에 설레하지만, 자영업자에게 4월은 떨어진 매출에 한산한 가게를 바라보며 괴로워해야 하는 '스산한 계절'일 뿐이다. 놀라운 건 배민과 쿠팡으로 대표되는 플랫폼 기업들의 배달 대행료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단 점이다.
"단가 엉망이야! 평일은 2천 원대로 떨어졌고 주말이 돼도 겨우 3천 원대로 올라. 겨울 시즌 챙겨주던 프로모션도 이제는 거의 없고, 그래서 플랫폼 배달대행 안 나간 지 꽤 됐어, 나가봐야 밥값 기름값도 안 나오는데..."
며칠 전 통화에서 지인은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투잡을 뛰고 있다. 본업에 더해 플랫폼 배달대행 일을 시작한 것이다. 지난 겨울 시즌 내내 배달의 핫플레이스라는 서울의 마포지역에서 일했던 그는 당시 그 지역 배달 단가는 평균 7000원~8000원에 이르렀다고 했다. 배달기사에게 주는 기본 수수료에 여러 가지 추가 할증이 붙으면서 기사들이 받는 배달료가 올라간 것이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현재 배달 기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배달 수수료가 너무 과다하다며(특히 단건 배달) 목소리를 높이던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사그라졌을까?
배달비까지 챙겨가는 플랫폼
- "배민1 쓰지 말아주세요 ㅠ"... 사장님은 영수증 손글씨로 읍소 중 (한겨레, 2022.04.03)
위 글은 며칠 전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의 제목이다. 이 기사를 대표로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연일 올라왔고, 이를 통해 현재 외식 자영업자들의 반발이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배달기사에게 지급되는 금액(단가)이 낮아졌음에도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배달수수료가 너무 과하다고 항의하는 이 모순된 상황은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이는 지난 2월 '쿠팡이츠'를 시작으로 3월에는 '배달의민족'이 '단건 배달(배민1)' 서비스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배민의 경우 기존엔 중계수수료가 1천원이었지만, 새로운 체계에선 정률제(기본형 기준 중개수수료 6.8%, 부가세 별도)로 바뀌면서 주문 금액(음식값)에 따라 수수료가 커진다.
물론 이 두 기업은 이번 수수료 체계 변경은 '인상'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프로모션 수수료'다. 그러니까 이 두 플랫폼은 이전 수수료 체계를 '계약서'에만 명기했을 뿐, 실제로는 자신들이 시행하는 새로운 사업 수단에 외식 자영업자를 유입시키고자 지금까지 '프로모션 수수료'를 적용한 것이다.
여하튼 현재 상황을 좀 더 직관적으로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배달 음식 가격은 2만 원을 기준으로 했고 수수료는 두 앱의 '기본형'을 기준으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