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미술관에서 열린 '백도의 비경' 전을 축하해주기 위해 참석한 분들이 차담을 하고 있다. 오른쪽 맨 처음이 여수미술관 관장인 서봉희씨이고 다음이 박근세 작가이다.
오문수
"백도는 보는 방향과 거리에 따라 천태만상의 장관을 연출해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백도는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비경을 간직한 섬입니다."
사람들이 섬을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섬은 일상과 약간 동떨어진 지대이다. 그래서인지 섬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시간이 느리게 흘러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힘을 얻게 된다.
육지에 살던 사람들은 왜 아름다운 섬에 열광할까? 섬은 평평한 바다를 뚫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섰다고 해서 섬이다. 평범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은 바다를 뚫고 하늘을 향해 우뚝 선 섬을 보고 노스탤지어의 슬픔을 공감할지도 모른다.
태풍 때문에 백도의 진면목을 보다
박근세가 백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1981년 동료들과 백도에 들렀다가 태풍 때문에 일주일간 머물며 백도의 진한 속살을 들여다 보았다.
시퍼런 물색이 드러나 보이는 바다와 잔뜩 낀 해무속으로 잠깐씩 보이는 비경을 바라보는 순간 황홀경에 빠졌다. 이후에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수없이 하면서 떠오르는 게 있었다.
"왜 여수시 당국에서는, 여수시민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백도에 무관심할까? 안 되겠다. 사진으로라도 보여주면서 공감대를 늘려가자."
원래 아름답고 귀한 것은 귀한 티를 내는 걸까? 백도는 바다 기상 때문에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백도를 온전히 볼 수 있는 날은 1년에 100여일 남짓이다. 족히 백번은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백도. 사진으로나마 백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로 결심한 그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 백도 사진전을 연 취지는?
"산중에 명산이 있다면 섬에도 명섬이 있는데 백도가 바로 그런 명섬입니다. 여태껏 곳간 깊은 곳에 숨겨 놓았던 여수 보물섬이라 귀중한 가치를 함께 알아가자는 의미에서 백도 전시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