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재의 다른 글 ▲ 하필 공사장 옆... 이러다간 온천천 아기두꺼비 또 죽습니다 이들은 과연 안전하게 물밖으로 나와 이동으로 할 수 있을까요? ⓒ 이주영 큰사진보기 ▲작은연못에서 기존보다 조금 늦게 부화한 부산 온천천 두꺼비. 올챙이 모습으로 종종 헤엄치고 있다. 두꺼비 올챙이는 개구리보다 검은 색이 특징이다. 자그마한 뒷다리도 살짝 보인다.김보성 "와, 이게 뭔교. 뭐가 이렇게 많소?" 13일 부산의 대표적 도심하천인 온천천에 산책을 나온 한 70대 어르신이 기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기존 산란하던 서식지에서 쫓겨나 다른 곳에 알을 낳은 두꺼비들을 살펴보던 상황이었다. 수련 아래에서 올챙이가 꼬물꼬물 헤엄치며 이동하는 모습을 그는 흐뭇하게 지켜봤다. 두꺼비 올챙이는 개구리와 달리 몸 전체가 검은색을 띠고 떼를 지어 움직인다. 감탄사는 계속됐다. 지나는 사람마다 "와 신기하다"라며 관심을 가졌다. 두꺼비 알이 꼬물꼬물 올챙이로, 뒷다리가 '쏙' 대도시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두꺼비는 부산 온천천 생태계의 한 축이다.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이 펴낸 하천생태 가이드북 <부산 온천천의 생물> 마지막 장을 장식할 만큼 언제부터인가 유명 인사가 됐다. 기후 변화와 연관된 양서류가 도심하천에 공존한다는 것은 생물다양성이 아직 살아있다는 의미다. 매년 이동 과정에서 수만 마리가 '로드킬(동물찻길사고)'을 당하면서도 이들은 본능적으로 알을 낳고 번식하고, 숨어지내며 자신의 터를 지켜왔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심각한 상황에 놓였다. 사람을 위한 공사가 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산란장 역할을 하던 생태연못 주변은 지난해부터 공사장으로 변했다. 3월 말과 4월 초 찾아간 생태연못의 바로 옆에는 장마철 반복되는 침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형 빗물펌프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철제구조물이 박히고, 크레인이 들어서자 두꺼비들은 이곳에 알을 낳지 않았다. 이들을 대신해 물가 자리를 차지한 것은 누군가 버린 북미산 거북 리버쿠터였다. 환경부 지정 생태교란종인 이 거북은 질긴 생존력 덕택에 이런 공사가 상관없는 듯 했다. 큰사진보기 ▲사라진 두꺼비들지난3월 27일 가본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상황. 빗물펌프장 건립을 위해 생태연못 주변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결국 두꺼비들은 올해 이곳에 알을 낳지 않았다.김보성 큰사진보기 ▲사라진 두꺼비들지난3월 27일 가본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상황. 빗물펌프장 건립을 위해 생태연못 주변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결국 두꺼비들은 올해 이곳에 알을 낳지 않았다.김보성 큰사진보기 ▲사라진 두꺼비들지난3월 27일 가본 부산 온천천 생태연못 상황. 빗물펌프장 건립을 위해 생태연못 주변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두꺼비는 결국 이사를 가고, 생태교란종인 거북 리버쿠터만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을 내밀어도 도망가지 않는다.김보성 반면 환경에 민감한 두꺼비들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작년만 해도 2월부터 알을 낳았는데 시기가 계속 늦어졌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이 연못으로부터 700여 미터 떨어진 하류의 작은 연못에서 변화가 감지됐다. 성체 두꺼비가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곳곳에서 알이 발견되면서다. 숫자는 줄었지만, 암수 두꺼비 여러 쌍이 수만 개의 알을 낳은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반가운 소식은 도롱뇽도 20여개 정도의 도넛 모양의 알덩이를 남겨놓았다는 점이다. 온천천에서 도롱뇽의 알을 보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기존 연못의 절반 정도 면적에 수질이 좋지 않지만, 두꺼비와 도롱뇽은 이곳을 번식지로 선택했다. 부화한 올챙이 중에는 뒷다리를 움직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이 뭍으로 이동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은 50~60여 일 정도다. 긴 기다림 끝에 앞다리까지 나오고 꼬리가 없어지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뭍으로 이동한다. 어린 시절엔 물가에서 아가미로, 커서는 땅에서 피부·폐로 호흡하기 때문에 두 곳에 다 산다는 의미로 양서류라고 부른다. 환경과 밀접히 관련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이동마다 로드킬, 올해는 더 큰 문제 하지만, 두꺼비들은 지난해보다 험난한 여정을 마주하고 있다. 큰 공사를 피해 작은 연못으로 왔으나, 여기도 공사판이다. 부산시 연제구청은 3월부터 쾌적한 산책로를 조성하기 위해 화단을 뒤엎고 있다. 폭우 등으로 쓸려나간 부분을 보강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문제는 두꺼비 '산란-부화-이동' 과정이 모두 공사 시기 안에 있다. 연제구 온천천관리계 관계자는 "공사는 두꺼비 새끼들의 이동 전에 마무리하고, 자전거 도로 등은 펜스를 쳐 막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큰사진보기 ▲이사는 왔지만 이곳의 환경도 만만치 않다. 부산 온천천 두꺼비들이 산란한 연못 주변에서 진행 중인 화단공사. 공사시기는 두꺼비의 알이 부화하고 이동하는 때와 겹친다.김보성 큰사진보기 ▲이사는 왔지만 이곳의 환경도 만만치 않다. 부산 온천천 두꺼비들이 산란한 연못 주변에서 진행 중인 화단공사. 공사시기는 두꺼비의 알이 부화하고 이동하는 때와 겹친다.김보성 "우리가 볼 때는 왜 저기에 알을 낳았지, 생각할 수 있어요. 본능이겠지만, (온천천이 그만큼 건강하다는 말이니) 고맙죠." 연못에서 만난 한 시민은 구청의 대응을 못마땅하게 봤다. 박아무개(33)씨는 "그러면 두꺼비들이 다 죽어나갈 것"이라며 "공사는 조금 늦게 해도 될 것 같다"라고 의견을 말했다. 환경단체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이지영 온천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두꺼비들이 물 안에 있는 동안은 그나마 괜찮겠지만, (이곳 환경은) 이동을 하게 되면 떼죽음을 피할 수 없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조경공사가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두꺼비가 있는 연못 주변 공사를 아예 늦추거나 앞당기는 등 조정을 해야 한다는 요구다. 이 사무국장은 이런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말로만 생태하천, 생태계 보호 이런 식으로 이야기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해요. 두꺼비와 같이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요. 하천에 새만 보여도 와 좋다고 하잖아요. 더 많은 생물이 살고 있어요. 이 다양성을 지켜야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지난해보다 더 열악한 곳에서 대이동에 나설 부산 온천천 두꺼비들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현장에서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관련기사] 부산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취재기자도 뛰어든 이유 http://omn.kr/1t9d1 [영상] '로드킬' 친구 옆 안간힘... 아기두꺼비들 지켜주세요 http://omn.kr/1t2z8 [영상] 부산 온천천 아기 두꺼비들의 목숨 건 대이동 http://omn.kr/1nn6l 큰사진보기 ▲작은연못에서 기존보다 조금 늦게 부화한 부산 온천천 두꺼비. 올챙이 모습으로 종종 헤엄치고 있다. 두꺼비 올챙이는 개구리보다 검은 색이 특징이다.김보성 큰사진보기 ▲부산 온천천에 사는 두꺼비부산 온천천에 사는 두꺼비. 봄이 되면 온천천 생태연못 쪽에서 번식을 한다. 그러나 올챙이 시절을 거쳐 부화한 이후 대이동을 하면 어디로 가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김보성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온천천 #두꺼비 #생물다양성 추천12 댓글1 스크랩 페이스북 트위터 공유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이버 채널구독다음 채널구독 글 김보성 (kimbsv1) 내방 구독하기 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 플라스틱 협약 코앞, 부산항에 등장한 짙은 '녹색감시선' 구독하기 연재 부산 온천천 두꺼비 이야기 다음글5화[오마이포토] "앞·뒷다리가 쏙~" 아기두꺼비의 대이동 준비 현재글4화[영상] 공사판 옆 산란... 부산 온천천 두꺼비의 예고된 비극 이전글3화부산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취재기자도 뛰어든 이유 추천 연재 꽃보다 소년 5분 지각에 '대외비' 견학 버스는 떠났고 아이는 울었다 박병춘의 산골 통신 다리 위에서 결혼식을? 어느 신혼부부의 특별한 이벤트 최병성 리포트 산림청이 자랑한 명품숲, 처참함에 경악했습니다 행담도, 그 섬에 사람이 살았네 전국 최고 휴게소 행담도의 눈물...도로공사를 향한 외침 SNS 인기콘텐츠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나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유서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시국선언 확산...부울경 교수 652명 "윤 대통령 즉각 사퇴" 광화문 나온 이재명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영상뉴스 전체보기 추천 영상뉴스 낙동강에 푸른빛 독, 악취... 이거 정말 재난입니다 [단독] 김태열 "명태균이 대표 만든 이준석,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단독] 김태열 "이준석 행사 참석 대가, 명태균이 다 썼다" AD AD AD 인기기사 1 '징역1년·집유2년' 이재명 "이것도 현대사의 한 장면 될 것" 2 의사 아빠가 죽은 딸의 심장에 집착하는 진짜 이유 3 수능 도시락으로 미역국 싸 준 엄마입니다 4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경희대 시국선언문 화제 5 남편 술주정도 견뎠는데, 집 물려줄 거라 믿었던 시댁의 배신 Please activate JavaScript for write a comment in LiveRe. 공유하기 닫기 [영상] 공사판 옆 산란... 부산 온천천 두꺼비의 예고된 비극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밴드 메일 URL복사 닫기 닫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취소 확인 숨기기 이 연재의 다른 글 6화말라죽고 밟혀죽고... 부산 온천천 두꺼비 수난사 해법은? 5화[오마이포토] "앞·뒷다리가 쏙~" 아기두꺼비의 대이동 준비 4화[영상] 공사판 옆 산란... 부산 온천천 두꺼비의 예고된 비극 3화부산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취재기자도 뛰어든 이유 2화[영상] '로드킬' 친구 옆 안간힘... 아기두꺼비들 지켜주세요 맨위로 연도별 콘텐츠 보기 ohmynews 닫기 검색어 입력폼 검색 삭제 로그인 하기 (로그인 후, 내방을 이용하세요) 전체기사 HOT인기기사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미디어 민족·국제 사는이야기 여행 책동네 특별면 만평·만화 카드뉴스 그래픽뉴스 뉴스지도 영상뉴스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대구경북 인천경기 생나무 페이스북오마이뉴스페이스북 페이스북피클페이스북 시리즈 논쟁 오마이팩트 그룹 지역뉴스펼치기 광주전라 대전충청 부산경남 강원제주 대구경북 인천경기 서울 오마이포토펼치기 뉴스갤러리 스타갤러리 전체갤러리 페이스북오마이포토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포토트위터 오마이TV펼치기 전체영상 프로그램 쏙쏙뉴스 영상뉴스 오마이TV 유튜브 페이스북오마이TV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TV트위터 오마이스타펼치기 스페셜 갤러리 스포츠 전체기사 페이스북오마이스타페이스북 트위터오마이스타트위터 카카오스토리오마이스타카카오스토리 10만인클럽펼치기 후원/증액하기 리포트 특강 열린편집국 페이스북10만인클럽페이스북 트위터10만인클럽트위터 오마이뉴스앱오마이뉴스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