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도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내 손은 어느새 짐O, 산토O 등 유명 위스키 전용 하이볼 잔을 검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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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사용하는 그릇도 선택의 범위를 줄이기 위해 정리했다. 그릇이 많으면 쓴 그릇을 바로 닦기보다 일단 새 그릇을 꺼내 쓰게 된다. 개수대에 그릇이 모이면 설거지가 늘어난다.
바쁘게 식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그전에 쌓인 설거지를 먼저 해야 하니 짜증이 나곤 했다. 그릇 수를 줄이니, 쓰기 위해서 바로바로 닦게 된다. 대학생 딸들도 자기가 쓴 그릇은 바로 닦는 데 동참해서 설거지가 훨씬 줄고 부담이 없어졌다.
매일 쓰는 그릇이 지겨울 때는 다른 것으로 분위기를 바꾸곤 한다. 그릇을 겹쳐 놓아 고급 식당같이 연출하기도 하고, 깻잎, 상추, 브로콜리 등 초록색 나는 야채 혹은 집에 있는 화분 잎을 따서 꾸미면 그릇보다 음식에 눈길이 간다.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응용력도 높아졌다. 얼마 전 친구들과 식당에서 하이볼을 맛있게 마셨다. 집에서도 하이볼을 만들어 마셔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내 손은 어느새 짐O, 산토O 등 유명 위스키 전용 하이볼 잔을 검색하고 있었다. '그릇 수를 늘리지 말자!'고 했던 다짐을 떠올리자, 집에 있는 손잡이 달린 투명 컵이 생각났다. 비록 위스키 라벨은 붙어 있지 않아 기분은 덜 나지만, 오히려 위스키 종류에 구분 없이 하이볼을 즐기고 있다.
옷 정리를 해서 내가 좋아하고 편한 옷만 남으니 오히려 옷 선택이 쉬워졌다. 생각해보면 내가 자주 입는 옷 몇 벌로 계절을 나곤 했다. 단출한 옷과 그릇을 사용하면서 점점 내 선택에 자신감이 생긴다. 쉽게 샀다가 처치 곤란이 된 물건 때문에 자신을 원망하는 일이 줄어들었다. 당연히 물건을 살 때 더 신중해진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매일 입는 옷이나 매일 사용하는 그릇을 선택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진다. 남겨진 시간과 마음은 내 인생의 더 중요한 선택에 집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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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세상의 나뭇가지를 물어와 글쓰기로 중년의 빈 둥지를 채워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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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옷이 없다"에서 해방되는 법,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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