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의 길로... 민주당 사개특위 구성안 처리 강행

등록 2022.04.29 15:53

수정 2022.04.29 15:56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운영위는 국민의힘이 불참한채 개최됐다. 이날 운영위는 국민의힘이 불참한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발족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를 국회 특위로 설치하는 결의안이 의결됐다.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29일 국민의힘이 불참한 상태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을 단독처리했다. 사개특위는 검찰에 남긴 부패·경제범죄 수사권마저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관,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 22일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하며 사개특위를 구성, 6개월 동안 입법조치를 마무리짓고 이후 1년 내에 중수청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이 안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과 함께 처리될 예정이었으나 국민의힘 합의 파기로 불투명해진 상태였다. 또 검찰청법 개정안에는 검찰의 6대 범죄 수사권을 '부패·경제범죄 등'으로 축소한 내용만 남긴 터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이 아닌 '검수덜박'이란 말까지 등장했다.

국민의힘은 이미 합의 자체가 깨졌으니 사개특위 구성에 응할 수 없다고 나왔다. 결국 민주당은 29일 단독으로 운영위를 열고 사개특위 결의안부터 상정까지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또 결의안 자체는 '사개특위 구성은 13인으로 하며 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고 위원 구성은 민주당 7명, 국민의힘 5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한다'는 "원내대표들의 합의에 따른 것(민주당 간사 진성준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이대로면 민주당은 본회의 통과까지 강행할 분위기다. 그런데 이후 과거 사례처럼 국민의힘은 사개특위 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협조하지 않을 수 있다. 당장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이어 사개특위 결의안마저도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을 진행, 처리 자체를 지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미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사개특위에 응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국민의힘은 운영위도 간사 송언석 의원만 참석, 항의발언 후 퇴장했다.

민주당 역시 강경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결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민주당은 명단을 낼 거고, 비교섭단체도 명단을 낼 것으로 보고 국민의힘도 5명 명단을 결국 내게 될 것"이고 말했다. 하지만 "내지 않는다면 개문발차할 생각이다. 전체 13인인데 민주당 7인, 비교섭단체 1인으로 8인이라 의결 정족수에 문제가 없다"며 국민의힘이 끝까지 비협조적이어도 사개특위 구성을 끝마치고 활동시한인 2022년 12월 31일까지 운영할 뜻을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강경일변도로 흐르는 국회 상황의 책임을 국민의힘에게 돌렸다. 그는 "(검찰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합의를 2단계로 했다"며 "검찰에 남은 2개 범죄에 관련해 1년 6개월 이후 폐지하고 경찰만 하게 하든, 중수청을 만들어 하게 하든 하자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끝내 수용 안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의결 역시 "적법절차를 거쳤고, 합의된 범위 내에서 저희가 진행했다"며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대로 충실하게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관련 기사]
권성동, 문 대통령에 면담 요청 "검수완박 위헌성 설명하겠다" http://omn.kr/1ylxx
'1년 6개월 후 한국형 FBI·검수완박' 쏙 뺀 민주당, 왜? http://omn.kr/1ylg9
'검수완박' 극적 합의했지만... 2019년보다 잘 될까 http://omn.kr/1yi10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