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포레스트
리틀포레스트
이미 본 영화라고 해도, 계절감을 느끼면서 요리 장면을 보면 전과는 다른 감상이 생길 것이다. 나의 경우 라일락 향기와 아카시아 향기가 풍겨오는 5월이 될 때마다 극 중에서 아카시아꽃을 튀겨먹는 장면이 떠오른다. 오랜만에 그 장면을 보려고 영화를 켰는데, 이번에는 봄의 양배추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 빠져들었다.
월동채소(늦가을에 심어 겨울을 나게 하고 봄에 먹는 채소) 중 하나인 양배추는 봄에 먹으면 단맛과 아삭함이 배로 살아난다. 생으로 먹기에 좋다. <리틀 포레스트>의 혜원도 양배추를 손질하다 잎 하나를 통째로 아삭, 하고 베어먹는다.
기본적인 크기가 있는 채소이다 보니 1인가구에게는 꽤나 부담스러운 식재료일 수도 있다. 먹어도 먹어도 줄지를 않아 냉장고 귀퉁이에서 잊혀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든든한 식재료인 양배추가 냉장고를 차지하는 골칫덩이 취급을 받을 때마다 안타깝다. 다양한 요리법으로 활용만 잘한다면 가성비가 좋은 채소인데 말이다.
가늘게 채를 썬 다음 소금과 올리브유만 넣고 샐러드로 먹기도 하고, 똑같이 채를 썰더라도 소금으로 살짝 절인 후 마요네즈와 홀그레인머스터드를 넣고 코울슬로를 만들 수도 있다. 생으로 먹어도 달지만 쪄서 먹으면 구수한 단맛이 살아나고, 매콤한 볶음요리에 넣어도 제격이다. 떡볶이나 된장국에도 즐겨 넣는데, 달큰한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양배추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양배추는 기본적으로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채소이다. 공 모양의 통양배추일 경우, 장미꽃잎을 떼듯이 겉잎부터 한 장씩 떼어 쓰면 자연스러운 밀봉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을 할 수 있다.
국물 요리에 양배추를 넣는 것을 좋아한다면 손으로 한 장씩 똑똑 떼어 큼직하게 찢어 넣기만 하면 된다. 반 통씩 구매하여 갈변을 피할 수 없을 경우, 심지 부분에 물에 적신 키친타월을 대고 랩 등으로 밀봉을 해주면 한 달 이상은 거뜬하게 싱싱한 상태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