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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꿈도 못 꾸는 이들 위해 싸우고 싶어요"

[인터뷰] 10일 '창립 10주년' 후원의 밤 행사 여는 광주청년유니온 김다정 위원장

등록 2022.06.09 10:49수정 2022.06.0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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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유니온 김다정 위원장(가운데)이 운영위원들과 함께 후원의 밤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 김동규

 
청년 세대별 노동조합 광주청년유니온이 오는 10일 창립 10주년 기념 후원의 밤 '포도시 10년, 기언치 10년'을 연다.

청년 노동자들을 조합 가입 대상으로 삼은 청년유니온은 지난 2010년 고용노동부에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반려당했다. 이후 청년유니온은 서울행정법원에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한 소송을 제기했고, 2년간의 지난한 소송전 끝에 2012년 '노동조합 설립 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며 법 내 노동조합이 됐다.

2012년 6월 13일 노동조합 설립필증을 교부받은 광주청년유니온은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번 후원의 밤 행사와 관련해서 광주청년유니온 김다정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이번에 광주청년유니온이 창립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네. 올해로 광주청년유니온이 창립 10주년을 맞았어요. 초창기에는 사무실도 없이 운영해 오다가, 어느 정도 단체로서 자립하게 되면서 많은 발전이 있었는데요. 돌아보니까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게 느껴지네요. 10주년이라는 숫자는 돌아보고 기운을 줄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하잖아요? 올해를 발판 삼아 다가올 10년, 더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 지역활동은 열악하고, 어렵다는 인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지역운동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이 많지도 않은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더욱 없어요. 광주청년유니온은 본부보다 2년 늦게 출범해 이제 10주년을 맞았는데, 새로운 원동력을 찾아보려고 해요. 사실 저희는 1인 상근자에게 월 30만 원을 주면서 어렵게 버텨왔어요.


올해는 저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사무국장님이 본업이 있으셔서, 제가 월 60만 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에요. 자원활동을 해주시는 조합원님이 월 10만 원을 받고 계셔서, 한 달에 지급하는 인건비는 총 70만 원이에요. 이것도 많이 증가한 수준인데, 창립 시에는 전업 활동이 불가능했고 3~4년 차가 되었을 때 위원장 1인에게 30만 원을 지급하게 된 후 조금씩 늘렸어요. 이번 후원의 밤을 기점으로 제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최소한 1인 상근자에게 온전한 노동의 대가를 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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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광주청년유니온이 광주청지트와 함께 공동 후원의밤을 진행하고 있다. ⓒ 광주청년유니온

 
- 이번 후원의 밤을 진행하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후원의 밤을 하는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10주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다시 돌아보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운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이번에 '포도시 10년, 기언치 10년'을 캐치프레이즈로 잡았는데요. 포도시는 전라도 사투리로 '간신히'라는 뜻이에요. 정말 간신히 10년을 버텨냈어요. 앞으로 10년 더 버티면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청년들이 청년유니온 활동가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 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지난 3월부터 지역사회 청년 프리랜서들을 만나고 있어요. 올해 유니온의 첫 기획사업이에요. 지금까지 3번 모임을 가졌고, 6월부터 직종별 모임을 진행하게 될 것 같아요. 유니온은 노동조합 없는 청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해 창립됐어요. 초단시간,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꿈도 못꾸는 이들을 위해 싸우고 싶어요. 광주에는 실효성은 전혀 없지만 청년 프리랜서 조례가 있어요. 지난해 추산한 수치에 따르면 만 19세에서 34세 청년 프리랜서는 약 1만 2천 명이에요. 이분들 대부분이 조례 내용을 알지 못하고 계세요. 향후 월 1회 직종 모임을 진행한 후 장기적으로는 청년프리랜서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어요.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목소리 내고 싶어요.

저는 노동조합이 내 월급, 내 임금만 이야기하는 건 민주노조답지 않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유니온은 그런 문제의식을 안고 출범한 조직이에요. 다양한 사람들이 노동조합을 가질 수 없다고 규정해 온 사람들이 울타리 안에서,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일터와 일상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만들고 싶어요. 부당함에 함께 목소리 낼 수 있는 유니온을 만들고 싶어요."

- 이번 후원의 밤을 야외에서 진행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날씨가 좋기 때문이에요. 이번 행사장은 지난 2019년 광주청년유니온이 광주청지트와 함께 공동 후원의 밤을 진행했던 장소예요. 턱도 없고, 접근성도 좋고 정원이 굉장히 넓은 야외 카페예요. 저희는 이번에도 최대한 다양한 지역사회 분들을 모시고 싶어요. 경계가 없는 곳에서 서로 어우러지는 공동체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획했어요. 저희는 이 자리를 광주청년유니온 10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응원하는 자리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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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유니온 10주년 기념 후원의 밤 포스터 ⓒ 광주청년유니온

#광주청년유니온 #광주청년유니온 후원의 밤 #청년유니온 #광주청지트 #광주지역 사회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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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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