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목에 생명을 입혀주다. 바닷가에 버려졌던 나무토막을 가져와 재활용한 작품.
백명희
내가 예쁜 생각을 한 번씩 할 적마다
예쁜 꽃잎이
하나씩 돋아난다지
내가
고운 말 한 번씩 할 적마다
고운 잎사귀가
하나씩 돋아난다고
꽃나무들이
나를 보고
환히 웃어
나도 꽃이 되기로 했지
나도 잎이 되기로 했지
이해인 수녀의 시이다. 겁이 많을 것 같은 유난히 큰 눈, 진달래의 분홍이 묻어있는 앞치마를 두르고 수줍게 인사하는 이리고은 공방 김정애 작가의 모습을 보고 왜 이 시가 떠올랐을까.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마다 꽃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꽃장식으로 치장한 모습 때문이었을까. 이웃을 향한 그녀의 마음이 꽃을 품고 있었기에 그 향이 내게도 미쳐 그랬나 보다. 김씨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꽃으로 시작되었다. 인터뷰 내내 살아온 이야기를 수줍게 풀어내는 김정애 작가.
수많은 시간이 눈물조차 사치일 만큼 버거운 과정의 연속이었지만 1200도가 넘는 고통 속에서 오히려 불순물을 걸러내고 작품이 되어 나오는 흙덩이를 보며 위로받고 살아갈 수 있는 긍정의 힘을 배웠다고 한다.
작품이 잘 나오면 잘 나와서 감사한 마음을 배웠고, 못 나오면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부족함을 채워왔기에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이 탄생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준비한 커피를 수줍게 내밀며 권하는 김씨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