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잎돼지풀 제거하는 아이들더운 날씨에도 아이들은 힘든 내색 없이 단풍잎돼지풀을 뽑았다.
김도경
6월 21일, 중랑천 노원교 다리 밑. 쨍한 날씨에 우리는 챙이 넓은 모자와 긴바지, 코팅 장갑을 낀 채로 만났다. 내 눈에 비슷해 보이는 풀 사이로 선생님은 녹색의 단풍잎처럼 생긴 덩굴을 가리키셨다.
잎은 손가락처럼 다섯 갈래로 갈라져 있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 같은 가시가 있었다. 작은 삼처럼 생긴 뿌리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이것이 '환삼덩굴'이라며 생태교란종 식물이라고 하셨다. 환삼덩굴은 두세 걸음마다 보일 정도로 길가에 줄줄이 퍼져 있었다.
선생님은 먼저 생태교란종의 의미를 설명해주셨다. 생태교란종은 외국에서 자연적, 인위적으로 한국에 유입되어 한국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야생의 생물이라고 했다. 토종 자연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생태교란종을 제거해야 하는데 워낙 번식력이 뛰어나서 환경보호단체나 구청에서 퇴치하기에는 일손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이날 미션은 우리 주변에 있는 생태교란종을 제거하는 것.
나는 아무리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었어도 생명이 깃든 식물을 꼭 뽑아내야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생태교란종의 식물은 번식력이 뛰어나 땅을 차지하는 데 독점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심각한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매일 150~200종의 생물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중(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 2018~2027)인데 육지에 기반을 둔 토종식물은 20%(국립생물자원관) 감소했다고 한다.
토착종의 다양성을 위협할 뿐 아니라 토종곤충들이 갉아먹지를 않으니 곤충들이 모이지 않고, 2차 소비자인 새들까지 굶어 죽는다고 했다. 생태교란종은 천적이 없어서 먹이사슬의 질서를 무너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