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혹하던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때 국내에서는 김지하의 책을 출판할 수가 없었다. 일본의 종교단체에서 그의 글을 모아 <不歸>(불귀)라는 제목을 달아 출판해 준 책이다(왼쪽). 한편, 책 <김지하는 누구인가>는 1979년에 일본에서 풀판된 김지하의 옥중 투쟁의 기록이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민중을 위한 그의 고뇌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노년 변절할 그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는다. 아쉽다.
이명재
김지하의 일련의 담시들은 독재권력의 강권통치와 부패상을 통렬히 비판하면서 그에 맞서 싸우는 민중들의 수난과 고통을 통해서 이땅에서 참된 민주ㆍ민권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면서도 소중한 일인가를 강조하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보를 내세운 박 정권의 유신독재정치를 비판하고, 급격한 근대화 정책이 빚어내는 온갖 모순과 비리 및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가 초래한 비인간화 풍조를 야유하면서 진정한 인간회복운동으로서 민주주의운동을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것이다.
비록 이 일련의 담시들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대립적으로만 파악하여 필요 이상으로 가진 자들에 대한 분노를 일방적으로 과장했다거나, 구성방법상에 있어서의 단순화로 인해 도식성 또는 상투성을 보여준 점, 그 전개과정에서 부분적 독자성에 집착한 나머지 장황함과 논리적 자가당착의 요소를 지닌 점, 그리고 전체적인 면에서 스케일상의 제한성 내지 단순소박성으로 인해 바람직한 의미에서 완성된 서사시의 전범을 보인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그러나 이 일련의 작품들을 연작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읽어본다면 하나의 일관성 또는 통일성을 발견할 수 있음을 알게한다. (주석 8)
주석
7> <김지하 담시 모음집 오적>, 181~182쪽.
8> 김재홍, 앞의 책, 1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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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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