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경남본부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하는 경남연대’는 6월 28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왜 우리가 이렇게 절박한 투쟁을 하는지 알아달라."
"조선하청노동자들이 오죽하면 이렇게 하겠느냐."
"제발 부탁드린다. 함께, 같이 살자."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이 한 달 가까이 파업을 하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를 찾은 노동자와 시민사회 인사들이 이같이 호소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투쟁하는 노동자와 함께 하는 경남연대'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를 살려야한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은 노동조합 인정하고 즉각 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지회장 김형수)는 '임금 30% 인상' 등을 내걸고 지난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 유최안 부지회장은 지난 22일부터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 바닥에 가로세로 1미터 크기의 철판 안에 들어가 '끝장 투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협력사협의회는 27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일하고 싶다. 가정을 파괴하는 불법 파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이에 민주노총이 반박하며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김형수 지회장은 "지금 사측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거짓 선동을 중단해 달라"고 했다.
김 지회장은 "임금 인상 30% 요구는 현장에 있는 노동자들의 요구다. 2021년 겨울 하청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2110여명이 참여한 결과다"고 했다.
그는 "그 요구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하청노동자들의 2016년도부터 2021년까지 연말정산 자료들을 살펴보았다"며 "실질적으로 연말정산 자료에 하청 노동자들의 임금이 30% 가량 하락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끝장 투쟁'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그는 "연일 사측의 침탈이 있었다. 열명 남짓 지키고 있는 투쟁 거점에 구사대들이 쳐들어와서 겁박하고 천막을 찢고 심지어 혐오스러운 도구들까지 동원되었다"며 "절박한 요구를 안고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갈 곳이 어디겠느냐. 절박한 투쟁은 절박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윤현권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조선하청노동자들이 오죽하면 이렇게 하겠느냐. 이번 투쟁은 조선하청 노동자 개인의 영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전체 조선산업 내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삶을 바꿔내는 투쟁이다"고 했다.
윤 사무국장은 "지난 5년 동안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7만여명이 잘려 나갔고, 남아있는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30% 가량 삭감되었다"며 "조선산업의 호황기가 오고 있다는 전망 속에서도 조선현장이 인력난에 허덕이는 이유는 저임금, 고용불안 일자리인 조선소 하청노동자의 현장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