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성지의 정관평에 활짝 핀 수련. 수련은 낮잠을 자는 작은 연꽃이다.
이돈삼
흐리고 비가 잦은 나날이다. 우리네 일상도 처진다. 모처럼 꽃구경에 나선다. 꽃은 꽃인데, 물에서 피는 꽃 수련이다. 수련은 연꽃처럼 아침에 활짝 핀다. 낮에는 오므라드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이른바 낮잠을 잔다. 한자로 잠잘 수(睡), 연꽃 련(蓮)을 쓰는 이유다. '청순'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흐린 날이 더 좋은 영상선지
청순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수련은 원불교 영산성지에 활짝 피어 있다. 영산성지는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에 있다. 영산성지 대각전 앞 정관평에 수련이 많이 피었다. 방죽의 면적이 4만4000㎡(1만4000평)에 이른다. 방죽 안에 수련과 푸른 연잎이 가득하다. '핫바'를 닮은 부들도 많이 피었다.
원불교 성지에서 만나는 수련이 각별하다. 크게 깨달음을 얻는다는 뜻을 지닌 대각전과 마주하고 있다. 더 고고하고 수려해 보인다. 보는 이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준다. 요즘처럼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에 가면 더 운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