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별오름밀려드는 탐방객
(사)제주오름보전연구소
제주오름에도 권리가 있다
제주오름에 오는 사람은 자신이 사는 곳과는 다른 오름을 보러 온 것이다. 그렇다면 그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제대로 볼 줄 알아야 한다. 오름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마음껏 이용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인식한다면 제주오름은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며 사라질지 모른다.
인간에게 인권이 있듯이 오름에도 권리가 있다. 어찌 보면 오름을 위한다고 하는 모든 행위가 도리어 오름을 망각하고 훼손하는 행위가 되었다. 사람은 지금까지 자연과의 공존을 추구하여 왔지만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익을 위한 공존이었다. 이러한 사람 중심의 자연관이 지배하기에 제주오름은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오름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존재는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뿐이다. 사람의 관점에서 자연을 바라보면 왜곡을 낳는다. 자연에서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자연의 마음을 받고 싶다면 자연을 향한 따스한 온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생태학자 베리 커모너의 생태학 제3법칙은 "자연이 가장 잘 안다"이다. 이는 자연생태계에 가해진 인간의 인위적 변화는 그 어떤 것이라도 해롭다는 것이다. 작은 것이라도 자연이 스스로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는 오직 하나밖에 없는 한정된 지구에 의지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오름이 있어 제주가 있다. 제주오름은 소비의 대상이 아니라 보존의 대상이다. 따라서 오름을 지키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며 우리의 옳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