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양산시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더불어민주당 이묘배 의원.
양산시민신문 엄아현
'처음'이라는 단어는 설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막연한 두려움과 긴장이 공존한다. 청년 정치인으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정치 초년생이 첫 아이를 임신해 곧 엄마가 된다. 정치도 엄마도 처음이라 서툴겠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성장을 지켜봐 달라고 말한다.
이묘배 양산시의원(29)이 11일 임신 소식을 전하며 양산시의회 임기 중 임신과 출산을 하는 첫 번째 의원이 됐다.
이 의원은 '청년'과 '여성'이라는 타이틀로 제8대 양산시의회에 입성한 정치 신인이다. 지난 4월 결혼을 앞두고 출마를 결심했고, 신혼여행 대신 선거운동을 선택하면서 화제의 당선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결혼과 동시에 자녀 계획도 있었기에 임신 소식이 너무 반가웠죠. 2022년 2월 '따뜸이(태명)'를 만날 생각하면 설렘이 한가득이죠. 하지만 정치하는 여성의 임신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흔한 일은 아니기에, 주위 걱정과 우려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당장 현직 양산시의원은 아기를 낳고도 출산휴가가 없다. 양산시의회 등 다수 기초의회는 물론 국회조차도 산전·후 휴가 등 최소한 모성보호를 위한 절차들이 제도화돼있지 않기 때문이다.
"모성보호제도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법 개정안이 수년째 국회를 표류 중이죠. 양산시의회 역시 지방자치법에 출산휴가 등을 보장하는 내용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양산시의회는 '아직 검토한 적이 없을 뿐 불가하다'는 것은 아니기에 지금부터 차근차근 검토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정치인들 인식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는 시의회가 모든 시민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라면서도, 영·유아를 동반한 시민을 위한 기저귀 교환대 하나 찾아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남성 위주 정치문화에서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 동시에 임신과 출산을 너무 신성하고 숭고한 행위처럼 여기는 인식에 대한 경계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라는 왜곡된 표현은 미혼이나 자녀계획이 없는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어요. 오롯이 내 아이 중심으로만 환경을 만들고 제도를 개선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노키즈존 탄생 이유에 대해 부모들도 분명 고민해 봐야 하는 것처럼요."
이제 이 의원은 임신·출산·육아 정책을 만드는 장본인이면서 동시에 혜택을 받는 수혜자가 됐다. 때문에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양산시 정책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다. 그래서 최근 양산지역 예비맘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다.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 취지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예비맘들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서다.
"예비맘들 모두 임신과 출산·육아라는 현실에 마주해 있다는 것은 같지만, 개개인의 고민과 어려움은 다를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 속에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지속적으로 소통해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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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엄마도 처음이라 서툴겠지만 성장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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