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르트 천장 문양유르트 천장 문양은 국기 외에도 키르기스스탄 곳곳에 여러 상징물로 서 있었다.
전병호
유목민들은 유르트 천장의 창을 통해 태양을 볼 수 있고 밤하늘 별을 볼 수도 있다. 유목민들에게 하늘은 지도와 같다. 수천 년 동안 유목민들은 하늘의 별을 보며 시간을 읽고, 하늘의 별을 보고 길을 찾고, 하늘의 별을 보며 삶을 이어왔다. 하늘의 별을 보고 겨울이 다가옴을 읽어 내고, 하늘의 별을 보고 겨울이 지나는 것을 읽어 내어 말과 양, 소 등 가축과 함께 생존지를 찾아 옮겨 다녔다.
하늘의 보고 시련을 준비하고 하늘을 보고 풍요로움을 찾아 떠났던 유목민들에게 유르트 천장의 창은 오래된 지도였던 셈이다. 유르트 천장 문양이 키르기스스탄 국기 정중앙에 자리 잡은 이유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아쉽게도 날씨와 여러 가지 여건 상 유르트 천장으로 별을 보지 못했다. 꼭 다시 가서 유르트 천장으로 초원의 별을 보며 춤을 추고 싶다. 가이드에게 살짝 얘기했더니 이번에는 일정 때문에 못 갔지만 송쿨 초원에서 별을 한 번 봐야 진정한 초원의 맛, 유목민의 삶을 알 수 있다고 귀띔한다. 못 먹어 본 떡이 더 먹고 싶고 갖고 싶은 법이다. 다음에 다시 키르기스스탄에 간다면 송쿨 호수는 무조건 첫 번째 목적지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