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투키뿌리가 나온 스투키를 화분에 식재했다.
장순심
오늘은 두세 달 전 물꽂이 해 둔 것들을 화분에 식재하기로 했다. 가지가 제멋대로 자라 크기도 굵기도 일정하지 않은 모양 사나운 스투키가 어느 날 집에 들어왔다. 화분을 돌려놓고 햇빛 방향으로 몸을 틀어 형태를 바로잡으려 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 크게 변화가 없었다. 길게 늘어진 가지는 곧 쓰러질 듯했고 성장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살아있는 것인지 죽어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어차피 죽어가는 것이라면 완전히 마르기 전에 물꽂이를 시도해보자고 생각했다. 과감하게 큰 줄기를 잘랐고 들쭉날쭉한 가지들도 잘라 물꽂이를 시도했다. 기왕이면 길이도 맞춰 주면 좋을 것 같아 긴 줄기를 여러 마디로 잘랐다. 신문지에 각각 싸서 일주일간 그늘에 두었더니 자른 자리가 쪼글쪼글. 이후에는 빈 유리병에 물을 담아 꽂아 두었다.
처음 시도한 물꽂이 치고는 너무 간단하고 엉성했지만, 나름 정보를 모아 시도한 것이었다. 성공하면 좋고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는 마음도 있었다. 한참을 잊은 듯 지켜보며 간간이 유리병에 물이 마르지 않았는지만 점검했다. 두 달이 더 지나 상태를 보기 위해 꺼냈더니 신기하게도 줄기마다 2-3개의 뿌리가 자라고 있었다. 요런 기특한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