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최연소 안장자인 변지찬군(8)은 물에 빠진 친구를 구하려다 숨져 2008년 의사상자로 선정됐다.
우희철
국립대전현충원 안장자 중 최연소 안장자는 누구일까.
숨질 당시 나이 8세로, 충남 당진초등학교 1학년생이었던 변지찬군이다. 최연소 안장자이자, 최연소 의사자다. 지난 2005년, 충남 당진시 면천면 외가댁 근처로 물놀이를 갔던 변군은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던 친구를 구하려다 함께 숨졌다. 변군은 당시 함께 있던 형의 만류에도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에 뛰어들었다.
변군의 형과 친구들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람들을 불러왔지만, 두 아이는 이미 숨져 있었다. 어린 나이에도 친구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물속에 몸을 던진 변군은 2008년 제4차 의사상자로 선정돼 대전현충원에 잠들어있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의 진실을 안다고 한다. 아름다운 사람이 머물다간 자리는 떠나간 뒤에도 훈훈한 삶의 여운이 남는다. 어떤 시인은 사람 뒷모습을 삶의 이력서라고 표현했다. 그 꾸밀 수 없는 뒷모습에서 그 사람 진실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흔적을 남기지 않도록 오늘을 열심히 살아야 하는 이유다.
국립대전현충원 의사상자 묘역에는 60인의 의인들이 잠들어있다. 이 묘역은 의사상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예우하기 위해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을 거쳐 지난 2007년 대전현충원에 조성됐다.
파도에 휩쓸린 아이 구한 의사사상자
의사상자 묘역에는 정부로부터 의사자(義死者)로 인정된 사람이나 의상자(義傷者)로 인정됐다가 나중에 숨진 이들이 안장된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危害)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과 신체의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사람을 말한다.
국립대전현충원의 첫 의사상자 안장자는 채종민씨다. 지난 2006년 7월, 당시 35세였던 채씨는 전남 진도군 서망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도중 파도에 휩쓸려 가는 9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었다. 다행히 아이는 구조됐지만 채씨는 조류에 밀려 떠내려갔고, 수색 1시간 만에 해수욕장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위급한 상황에서 생면부지인 아이의 생명을 구하려다 희생된 채씨는 지난 2015년 '5월의 현충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