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민주거안정 실현방안인 주택공급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2.8.16
연합뉴스
기준금리 추세적 인상 등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초래
윤석열 대통령의 자화자찬과는 달리 윤석열 정부 들어 집값과 전셋값이 안정된 건 기준금리의 추세적 인상과 거품이 잔뜩 낀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시점부터 미 연준을 필두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 랠리를 경험 중이다. 근래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미 연준 등이 유례 없이 빠른 속도와 폭으로 기준금리를 올리자, 금리 폭등의 파도가 자산시장을 강타했고,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기준금리의 추세적 인상은 자산시장에서 예,적금으로의 자금의 대이동을 촉발할 뿐 아니라 이자부담을 늘려 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을 억제시킨다. 뿐만 아니라 기준금리의 가파른 인상은 전세수요를 강하게 억제시켜 전셋값 안정에 기여한다. 본디 사용가치로만 구성된 전세시장이 금리 인상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거기다 이미 부동산 시장은 어떤 논리와 근거로도 합리적 설명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품이 형성된 마당이었기에 거래량은 빙하기로 떨어지고 가격하락도 본격화되는 중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윤석열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대세하락기가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에 출발했던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이명박과 박근혜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이 시점에 과거를 복기할 필요가 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집값을 잡기 위해 죽을 힘을 다했지만 집값을 잡는 데에 실패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집값을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명박의 후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부지런히 쌓아놓은 투기 장작은 박근혜 정부 중반부터 시작해 문재인 정부 내내 전국을 불태웠다.
노무현의 실패와 이명박의 미수는 부동산 시장의 사이클과 관련이 깊다. 노무현 정부의 임기는 부동산 대세상승기와 정확히 겹쳤다. 반면 이명박 정부는 스스로의 몸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높은 부동산 가격,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발 재정위기 등이 겹치며 부동산 대세하락기와 정확히 맞물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무현 정부가 폭등하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펼쳤음에도, 이명박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올리기 위해 전방위적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추세를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시계를 현재에 가깝게 돌려보자! 분명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에 실패했다. 그게 정권교체의 큰 원인이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를 옹호할 생각은 없지만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일관되게 내놓은 부동산 투기 부양정책의 영향으로 2014년 가을부터 완연히 살아난 투기심리의 해일과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 홍수의 이중 쓰나미와 직면한 정부였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쉽게 말해 문재인 정부는 나름대로 투기 억제와 가격 안정을 위해 애를 쓰긴 했지만 부동산 대세상승 흐름을 꺾기엔 실력과 의지가 모두 부족한 정부였다.
반면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의 뒤를 이어 종부세를 형해화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을 필두로 부동산 불로소득과 투기를 권장하는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지금이야 대세하락장이라 윤석열 정부가 무얼 하건 시장의 추세를 바꾸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대세하락을 끝내고 전환하는 시점이 되면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투기 조장정책이 부동산 시장을 펜데믹 상황으로 몰아넣는 방아쇠 역할을 하기가 쉽다.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이명박과 박근혜의 그림자가 짙게 어른거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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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만에 폭등 집값·전세 안정시켰다? 윤 대통령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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