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박사의 다양한 표정들. (사진은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와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지옥>에 출연한 화면 갈무리)
채널A, MBC
이 : 그게 바로 오은영 표정 관리의 탁월함입니다. 자신에게 상황을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하는 내담자와 같은 결의 표정을 지으며 청취하는 거죠. 저는 이것을 '표정 미러링'이라고 부르는데요. 공감과 존중을 나타내는 아주 좋은 대화의 태도입니다.
기쁜 이야기를 하는 사람에게 축하를 건네며 무덤덤한 표정이나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면? 상대는 '이 사람이 나의 기쁨을 못마땅해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이런 오해는 진심과는 상관없이 비언어 행동 즉, 표정이 주는 뉘앙스 때문에 생겨나는 거라서 말만큼이나 표정도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공감하고, 강조하고, 요약하고... 좋은 스피치 3요소
임 : 그리고 제가 오은영 박사의 영상에서 댓글 하나를 발견했는데요. '전문가분들 특징임. 사례 연기를 너무 잘하심. 강형욱님도 그렇고.' 진짜 격하게 공감했습니다. 오 박사는 항상 말을 할 때 자신의 감정을 양껏 담아 표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가 많아요. 상황 설명이 아닌 묘사라고 할 수 있죠.
"아이를 잡을 때는 뒤에서 자동차의 안전벨트처럼 잡아주는 거예요." "우리 부모님들은 화가 나면 항상 먼저 쓰읍 하고 방울뱀 소리를 내요. 아이를 키워야지 왜 방울뱀을 키웁니까." 예시와 비유를 넣으니 훨씬 말이 쉽죠? 또 모든 말의 마지막엔 카피라이터처럼 한 줄 요약을 해요. "그래서 마음도 가르치는 거예요." "육아의 궁극적인 목적은 자녀들의 독립입니다." "아이들은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약자입니다." 이런 말들은 오래도록 청중의 가슴에 남아 새겨집니다.
이렇듯 오은영 박사는 충분한 감정을 담고, 중요한 표현에는 반드시 강조를 하고, 상황에 걸맞은 표정을 짓고, 지루한 설명이 아닌 사례와 예시를 들며 멋진 한 줄 표현으로 마무리해요. 좋은 스피치의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습니다.
이 : 맞아요. 그럼 저도 좋은 스피치의 요소에 비언어적인 요소 한 가지 요소를 더해보겠습니다. 바로 오은영 박사의 시선 처리인데요.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일대일 대화 형태를 띠지만 <대화의 희열>이나 <집사부일체>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1 대 다수 구도에서 대화를 합니다. 주인공인 오은영 박사가 중앙에 위치하고 양옆으로 두 명씩 패널이 앉음으로써 ㄷ자 구도를 이루는데요.
이때 그녀의 특징적인 시선 처리를 볼 수 있어요. 다수의 패널 중 한 명씩 돌아가며 오은영 박사에게 질문을 하지만, 대답하는 그녀의 시선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적극적으로 넘나듭니다. 누구나 다 말할 때 그러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런 시선 처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질문을 건넨 사람에게 대부분의 시선을 할애하며 답변하거든요. 우리 눈은 동시에 여러 방향을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태생적인 신체의 제약으로 인한 청중의 소외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바로 오은영 박사처럼 시선을 모든 사람에게 적극 분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을 자신과의 대화에 참여시켜요.
일상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꼼꼼하게 시선을 분배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환영받는 따뜻한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발표를 해야 한다거나 사람들 앞에 서서 말을 해야 할 일이 생길 때 꼭 기억하세요. '시선을 골고루 분배할 것'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배려이자 존중입니다.
오은영이 자주 쓰는 그 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