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9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승전(전승절) 77주년을 맞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은 서방의 공세에 대한 선제 대응이었으며 전적으로 올바른 결정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핵무기 억제를 위해 모인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평가회의가 러시아의 반발로 파행돼, 선언문조차 채택하지 못한 채 끝났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26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10차 NPT 평가회의는 191개국이 참석해 최종 선언문을 도출했으나 러시아가 반대하고 나서면서 채택하지 못하고 이달 1일 개막한 4주간의 회의를 마쳤다고 AP,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만장일치제인 NPT는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려면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지만, 러시아가 유일하게 반대했다.
러시아가 반대한 이유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한 조항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선언문에는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자포리자 원전 군사 침공을 비판하며 우크라이나에 자포리자 원전을 돌려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의장단이 전체 회의를 연기하고 문안 수정을 제안했으나, 러시아 대표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끝내 채택이 불발됐다.
러시아 대표단은 "최종 선언문은 각국의 입장을 반영해 균형을 잡아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렇지 못했다"라며 "NPT와 관련이 없는 (자포리자 원전)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회원국들을 정치적 인질로 만들었다"라고 주장했다.
NTP 평가회의 최종 선언문이 채택되지 않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직전 회의였던 2015년 중동에 대량파괴무기(WMD)가 없는 지대를 만든다는 안을 두고 회원국들이 대립하면서 불발된 바 있다.
우크라 "러시아군 포격에 원전 방사능 유출 위험"... 회원국들, 러시아 비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NPT 평가회의가 실질적인 결과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해 실망스럽다"라며 "우리의 집단적 안보를 위협하는 긴급한 과제에 대응할 수 없게 되어 유감"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원국들도 러시아를 비판했다. 미국 대표단의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국제안보·군축 담당 차관은 "이번 결과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사태를 여기까지 오게 한 러시아의 행동은 더욱 유감스럽다"라고 말했다.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모든 회원국이 찬성한 최종 선언문에 대한 타협을 거부함으로써 진전을 방해했다"라고 지적했다.
유럽 최대 규모로 우크라이나 전력 공급의 근간인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교전 끝에 장악했고, 최근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포격이 계속되면서 방사능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 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러시아군의 반복적인 원전 부지 폭격으로 기반 시설에 피해가 발생했다"라며 "수소 누출과 방사성 물질이 뿜어져 나올 위험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반면에 러시아 국방부는 "자포리자 원전 방사능 수치가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도 "우크라이나군이 원전 부지를 폭격했다"라고 주장해, 관련한 책임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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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대로 '빈손'된 NPT회의... 원전 방사능 유출 위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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