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 앞둔 동국대 교수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 누리고도 포상받는 것이 송구스럽다"
김혜리
정년 퇴임을 앞둔 한 교수가 정부 훈포장을 받지 않겠다는 '퇴직교원 정부 포상 포기 확인서'를 학교에 제출해 화제입니다. 훈포장은 교육발전에 헌신한 공적을 인정해 퇴직하는 교원들에게 수여하는 정부 포상입니다.
이철기 동국대학교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년 퇴임 소식을 전하며 정부 포상 포기 확인서를 올렸습니다.
이 교수는 포기 확인서에 자필로 사유를 쓰면서 "더 훌륭한 일을 하고도 포상을 못 받는 분들이 많은데 교수로서 온갖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도 교육자로서 당연한 일을 했음에도 포상을 받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적었습니다.
또 그는 "훈포장은 국가의 이름으로 주는 것이지만 윤석열의 이름이 들어간 증서를 받는 것은 제 자존심과 양심상 치욕적으로 느껴졌다"며 "신임 대통령 윤석열의 이름으로 포상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1977년 동국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후 1993년 8월 동국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습니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통일협회 정책위원장과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고,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인천 연수구에 출마한 바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그의 소신을 높이 칭찬했습니다. 이들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회에서 부끄러움을 말할 줄 아는 교수가 있다는 게 의미 있다", "이런 소신이 학자의 양심이다", "그동안 후진양성에 노력하신 점 경의를 표한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일부는 표절 의혹이 불거진 김건희 여사의 논문을 다시 검증하지 않기로 한 국민대 측을 언급하며 "국민대 총장과 교수들은 이분의 기개를 보고 배워라", "논문 재검증 않기로 한 국민대 교수들과는 비교된다"고 비꼬았습니다.
한편 동국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 교수의 정부포상 포기 확인서를 접수해 교육부에 보냈고, 본인 의사에 따라 포기가 가능해 포상은 없을 예정"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