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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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데뷔 56년 차 윤여정 배우는 연기만큼이나 거침없고 솔직한 입담으로 주목받습니다. '윤며들다'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였는데요. 대중은 그녀의 말에 왜 열광할까요?
듣는 사람의 공감 얻는 가장 좋은 방법
임희정(아나운서, 아래 임) : 2021년 아카데미상 수상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은 윤여정 배우의 가치관과 철학을 느끼게 합니다. "아카데미상을 받았다고 달라진 건 없어요. 같은 집에 살고 있고, 나는 나대로 살다 죽을 거니까요." 자신의 경험과 살아온 인생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솔직하게 그리고 명확하게 얘기합니다. 포장하거나 과장하는 법이 없습니다.
이상화(비즈니스 매너 강사, 아래 이) : 동의합니다. 누군가는 그녀의 말에서 잔잔한 위로를 받고, 누군가는 처세의 조언으로 여기며, 누군가는 속이 시원해지는 청량감을 느낍니다. 이렇듯 '말을 한다'라는 행위는 단어들을 연속적으로 발음해 정보를 전달한다는 1차원적인 기능 외에, 듣는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이란, 이 두 가지 기능 모두 능숙하게 활용할 줄 아는 이를 뜻합니다.
윤여정 배우의 말에는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세 가지의 힘이 있습니다. 바로 삶에 대한 치열함, 현실적인 현명함, 거침없는 솔직함입니다.
임 : 맞아요. tvN <윤식당>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정유미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해요. "유미는 CF를 정말 많이 찍었는데 난 겨우 하나 건졌어. 늙으면 이래서 좋아. 만약 또래였다면 엄청 비교돼 정신과에 갔을 거야." 또 '국민엄마' 이미지에 대해서는 "국민엄마 제일 싫어! 내 아들 둘 키우는 것도 힘들어!"라며 웃어요. 조금이라도 이미지를 멋지게 누리거나 이용할 마음이 없어요. 솔직한 마음의 정도를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그녀의 능력입니다.
이 : 게다가 그 솔직함은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게 포인트에요. 사회적으로 큰 성공을 이룬 배우만의 고뇌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할 수 있는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대중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을 느끼며 더욱 공감하게 되는 거죠.
윤여정 배우는 이혼과 생활고, 일하는 엄마로서 느꼈던 자식에 대한 미안함, 연기력이 부족했던 과거 등 자신의 부족함까지 솔직하게 전합니다. 명예와 성공은 좋은 일이니 쉽게 얘기할 수 있지만, 치부나 실패를 숨김없이 얘기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은데 말이죠. 이처럼 공감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정성을 담는 것입니다. 진정성은 호소력으로 연결되고 자기의 생각과 의도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말도 숙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