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천 국립공원화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영주댐의 해법을 묻다, 내성천 주민 김진창 농민

등록 2022.09.07 14:21수정 2022.09.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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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7월 영주댐에 시험담수를 시작하자마자 녹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창궐했다. 농경지가 많은 강의 중류에 댐을 지은 결과다
2017년 7월 영주댐에 시험담수를 시작하자마자 녹조가 심각한 수준으로 창궐했다. 농경지가 많은 강의 중류에 댐을 지은 결과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영주댐은 댐 준공 이후 2017년 바로 시험담수로 물을 채우자 녹조가 창궐해버렸다. 이듬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영주댐의 목적은 낙동강 수질개선이다. 녹조라떼 영주댐 물로는 낙동강 수질을 절대로 개선시킬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무용지물의 댐이 돼버렸다.

그래서 2018년부터는 담수조차 못하다가 2019년 발전설비 점검을 목적으로 겨우 물을 채우게 된다. 점검 후 약속대로 물을 빼려고 할 때 당시 영주시장과 일부 지역주민들이 들고일어났다. 댐을 지었으면 물을 가둬야지 왜 물을 빼려 하느냐면서.

그러나 환경단체에서는 발전설비 점검 다했으니 약속대로 물을 빼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수자원공사는 영주댐에 물을 채우지도 빼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졌다. 댐 만수위의 1/3 정도만 물을 채워 물을 채우지도 물을 빼지도 않은 이상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영주댐의 경우, 2022년 9월 현재 문화재단지 준공이 이뤄지지 않아 건설 완료 고시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식 댐으로 보기 어렵다. 댐건설법상(댐건설·관리 및 주변지역지원에 관한 법률) 완전히 준공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을 채우면 안 되는 것이다. 복잡한 영주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해법이 필요할까? 핵심은 주민들의 입장이다. 내성천 문제를 오래 고민해온, 영주 내성천변이 고향인 한 주민을 만나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그는 댐 수몰지의 끝자락인 영주시 이산면 석포리 석포교 바로 아랫마을이 고향으로 그 고향땅에서 2000년도부터 육묘장(모내기용 모를 키우는 곳)을 운영하는 김진창 농민이다. 
 
 영주시 이산면 석포리가 고향인 김진창 농민. 그는 내성천에서 자라서 누구보다 내성천을 잘 아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영주시 이산면 석포리가 고향인 김진창 농민. 그는 내성천에서 자라서 누구보다 내성천을 잘 아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영주댐 허물지 말고 반면교사 교육용으로 써야

- 영주댐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나?

"육묘장을 2000년도부터 시작했다. 댐으로 줄어든 농지 때문에 피해를 봤다. 그래서 수공에 손해배상을 해달라 했다. 영주댐 이전에는 모판을 4만5000개 생산했다. 그런데 댐 이후 1만2000~3000개로 줄어들었다. 논 있는 사람들은 다 보상을 받았지만 나는 보상 한 푼 못 받았다. 관련 규정과 맞지 않아 못해준다 하더라. 그러면서 보상을 받으려면 소송을 하라더라."


- 영주댐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김대중 대통령 때는 송리원댐을 지으려 했다. 그 당시는 시장과 시의원, 그 아래 관변 단체와 마을 이장들도 다 반대했다. 그리고 그때는 타당성도 없었다. 그래서 못했다. 그런데 이후 이명박 정권 때 비슷한 자리에 영주댐을 만들자 하니 그때는 시장이고 뭐고 다 찬성했다. 김대중 정권일 때 반대하던 정치인들이 그때는 다 찬성하니 정말 우습더라. 국가백년대계가 어찌 정권에 따라 저리 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명박 정권 때도 타당성조사 마이너스였다. 녹조는 생각지도 못했다. 환경오염까지 나오니까 댐이 무용지물이 됐다. 그래서 저 댐을 처리해야 하는데 댐을 부순다 하면 책임질 사람이 생기니까 그 책임을 못 지겠다고 버티는 것이라 본다. 그러니 댐을 부수지 말고 물과 모래만 유통하게 하고 댐을 보존해서 교육장으로 쓰면 좋겠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영주댐 상류 수몰지에 핀 심각한 녹조. 올해 6월에 벌써 저렇게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영주댐 상류 수몰지에 핀 심각한 녹조. 올해 6월에 벌써 저렇게 심각한 녹조가 발생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내성천 국립공원화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 내성천의 국립공원화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국립공원화를 찬성하는가?

"지금 수몰지에 버드나무가 빽빽이 자랐다. 버드나무군락지가 됐다. 지금 사람 키의 한길 반 두길 정도 되는데 10년 정도 지나면 더 멋져질 거 같다. 국립공원화한다든가 해서 좀 정리하고 키우면 더 멋질 거 같다. 그것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그 안에 고라니와 멧돼지 등 엄청 많다. 그만큼 야생의 공간이 돼버렸다.

그래서 댐 수문을 열어서 물을 통하게 하고 댐은 실패의 교훈으로 그대로 두는 것도 좋다고 본다. 정권에 따라 후닥닥 해치우는 그런 사업은 안 된다. 그 결과가 지금과 같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전국 최초로 하천 국립공원으로 삼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강 내성천이다. 영주댐 대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보존하자는 것이 김진창 씨의 주장이다.
전국 최초로 하천 국립공원으로 삼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강 내성천이다. 영주댐 대신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보존하자는 것이 김진창 씨의 주장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지금 이 일대 농민들은 농업용수를 어떻게 쓰는가?

"하천 주변에는 모래가 많다. 모래 깊이가 14미터나 된다. 모래에 파이프만 박으면 물이 나온다. 그래서 강물 안 쓰고 지하수 쓴다. 강물을 써도 되는데 사람들이 지하수 뽑아 쓰면 강물 수위가 낮아져 못 쓴다. 오히려 하천수보다 지하수를 쓴다.

두월1리에 가면 양수장이 있다. 내성천 속에다 양수장 지어서 파이프로 높은 데까지 물을 퍼 올려서 거기서 논으로 물을 내려보낸다. 모래 안에 파이프 박았다. 그래서 댐 방류해도 전혀 상관없다. 모래 자체가 다 물이다. 거기다 파이프만 박으면 된다. 양수장 때문에 방류 못한다는 건 거짓말이다. 어느 정도 모래가 채워지면 그 밑은 다 물이다. 그걸 가져다 쓰면 된다."

내성천의 어릴 적 추억

- 내성천이 예전에는 어땠나. 

"어릴 때는 외나무다리 있고, 강폭은 좁았다. 제방이 하도 터지고 하니까 도에서 강폭을 넓혔다. 원래 120미터 정도 되는 것을 30미터 정도 넓히고 제방을 높였다. 그때는 사람들이 부역으로 흙을 지게로 져서 올렸다. 그래도 터졌다. 둑이 터지면 모래가 논으로 들어간다. 논이 점점 높아진다. 둑이 자꾸 터지니까 땅이 점점 높아졌다.

물은 그대로 떠먹었다. 물고기 잡으면 그냥 강물로 매운탕 끓여 먹었다. 그리고 하천이 높고 들이 더 낮았다. 그러면 논에서 용출수 송송 솟아오른다. 그 물을 마셨다. 엄청 차갑다. 그래서 친구들과 그 물에 발 담궈 누가 오래 버티나 그런 놀이도 했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강이 바로 내성천이다. 국립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강이 바로 내성천이다. 국립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댐을 허물거나 수문을 열거나 했을 때 내성천이 회복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댐 만들면서 모래를 엄청나게 준설했다. 그래서 그 모래가 다 차자면 10~20년 정도 걸린다 하더라. 지금은 모래 유입량이 줄어서 복원되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그래서 국립공원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휴양처를 만들어주는 편이 좋다. 안 그러면 농지를 만들어달라. 이대로 놔두는 건 멧돼지만 키우는 격이다."

- 수몰지나 하류 무섬마을이나 가봤나? 강이 어떻게 변했나?

"벌초하러도 가니 1년에 한두 번은 간다. 지금은 물이 검다. 물이 썩으니 그렇다. 농사짓는 데 퇴비, 비료 많이 쓴다. 비가 오면 그 성분이 강으로 들어간다. 예전에는 강에 풀이 있어서 그 영양가를 다 빨아먹었다. 버드나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댐은 정화시켜줄 수 있는 것이 없다. 녹조가 생길 수밖에 없다.

위로 농지가 없을수록 유입되는 영양성분이 없다. 댐을 지으려면 강 상류에 지어야 한다. 그 상류 물을 가둬서 댐을 지어야지. 퇴비고 가축에서 나오는 부산물 농지에 뿌릴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강으로 다 들어온다. 그러니 녹조가 창궐할 수밖에.
 
 농지가 있었던 땅이 수몰돼 그 안의 비료와 퇴비 성분이 강물에 녹아들어 녹조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농지가 있었던 땅이 수몰돼 그 안의 비료와 퇴비 성분이 강물에 녹아들어 녹조 현상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축산폐수는 많이 개선됐다. 예전에 비하면 축산폐수 거의 안 나간다. 시설 자체가 잘 돼 있어서 비가 와도 축산폐수 유입되도록 안 한다. 바닥에 뭘 깔아서 발효시켜서 내보낸다. 돈사는 돈분 처리공장 지었다. 화학비료에서 영양가가 나간다. 그 성분의 50% 정도는 떠내려가지 않을까 추측한다. 축산폐수보다는 농지의 영양물질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성천 자연 순환질서 그대로 회복해야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백년대계 같은 건 공청회도 거치고 전문가 의논도 거치고 해야 한다. 저렇게 해두니 수자원공사도 손해다. 어디 가서 댐 하자는 이야기도 못한다. 비전이 확실히 있어야 하는데 저렇게 만들어서 물만 썩히고 목적을 상실한 댐이 돼버렸다.

댐 문제가 해결돼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지은 댐을 사용 못하게 된 사실을 세상 사람들에게 더 널리 알려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가둔 댐물 방류하는 게 맞다. 대신에 특별법을 정해 모래 채취 못하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강. 내서천을 국립공원을 만들어서 내성천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이 맘껏 내성천을 누리게 해야 한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강. 내서천을 국립공원을 만들어서 내성천도 지키고, 우리 아이들이 맘껏 내성천을 누리게 해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예전에 뱀장어 같은 게 정말 많았다. 지금은 뱀장어가 올라오지 못한다. 하굿둑 만들어놓으니 이쪽에서는 이제 뱀장어 구경도 못한다. 자연 순환 질서를 지켜야 한다. 다 개방해야 한다. 그래서 장마지면 황톳물이 흘러 결국 바다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 그래야 바닷가에 적조 현상도 안 생긴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의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십수년간 내성천을 모니터링하면서 내성천의 변화상을 살펴왔습니다.
#영주댐 #내성천 국립공원 #김진창 #녹조 #낙동강 수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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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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