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카페에서 보는 풍경
김준민
어쩌다 한번, 점심식사 대신 커피를 택하는 날도 생긴다. 이때는 간단한 디저트와 디저트에 어울릴 것 같은 커피를 심사숙고하여 고른다. 보통은 파운드 케이크처럼 단조로운 디저트에 약간의 산미와 베리의 맛이 느껴지는 커피로 입맛을 돋우는 편이다. 이런 날은 다른 의미로 직장에서 오후 시간을 보낼 원동력을 만들어 준다. 이렇게 마시는 커피는 일과 시간 중에 마시더라도 진짜 커피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해서 점심시간에 테이크아웃으로 사무실에서 마시는 커피가 의미 없는 건 아니다. 팀원들과 같이 식사하는 날이면 식당을 나오면서부터 손을 풀기 시작한다. 커피 내기 배 가위바위보가 시작되는 거다. 메뉴는 카페에서 제일 저렴한 아메리카노 한 종류.
다만 아무리 저렴한 아메리카노라고 하더라도 다섯 잔을 사야 하는 날이면 카드를 내는 손이 미세하게 떨려온다. 친구들과도 더 이상 가위바위보를 할 일이 없는 요즘, 직장에서 한 판의 게임에 희비가 갈리는 일은 일상에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커피 자체는 음미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과정에서 유쾌함을 느낀다면 이런 커피도 진짜 커피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우스갯소리로 직장인 3대 필수 영양소가 카페인, 니코틴, 알코올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직장인이 하루를 보내는데 떼려야 뗄 수 없는 게 커피일 것이다. 매년 흡연율과 알코올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유일하게 늘어나고 있는 항목도 바로 카페인 섭취량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커피 수입량은 2015년부터 꾸준히 늘어왔으며, 작년 2021년에는 수입액이 무려 1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를 계산 해보면 성인이 하루에 약 두 잔씩 마신다는 이야기인데, 아침에 출근해서 한 잔, 점심에 한 잔은 기본으로 마시는 걸 생각해보면 얼추 맞는 것 같다.
이렇게 하루에 두 잔씩 마시는 커피를 가짜 커피, 진짜 커피라고 나누기보다는 조금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매일을 진짜로 살아가는 건 어떨까.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 시민기자들이 '점심시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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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여러분, 오늘도 '가짜 커피' 마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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