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날아오르길지금의 쉼이 나중에는 마음껏 날아오르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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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에는 아들과 둘이서 걷기로 약속했다. 특별한 일 아니고는 계속 지키고 있다. 지난주에도 시원한 가을 바람을 걸으며 천변을 돌았다. 비밀이 있다며 친구의 연애 사실도 이야기 해주고, 내성적인 성격에 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나는 그저 들으며 맞장구도 쳐주고, 때에 따라선 조언도 해주었다. 그러다 불쑥 물었다.
"아들, 학원 그만두니깐 좋아?"
"그럼. 좋지. 하고 싶은 것도 실컷 하고."
"다행이네. 그런데 운동은 왜 시작한 거야?"
"집에만 있으니깐 체력이 많이 약해졌더라고. 아빠가 전에 운동하면 좋다는 말도 생각나서. 솔직히 운동하니깐 스트레스도 팍팍 풀리네."
아들이 '씩' 하고 지어 보이는 미소를 보며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겼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게. 이렇게 좋은 걸 전에는 왜 몰랐을까. 이제 겨우 중학교 2학년이었다. 앞으로 아들이 가야 할 길은 멀고도 길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라고, 지금의 쉼이 자양분이 되어 나중에 큰 힘이 돼 주리라 믿는다.
나 역시도 조급한 마음을 덜어내고, 기다려보련다. 원 없이 놀고 돌아온 아들이 언젠가 날아오르길 기대하면서.
요즘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갱년기 부모들의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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