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고교생 풍자화 <윤석열차>에 대해 지난 4일 두 차례에 걸쳐 낸 보도자료.
문화체육관광부
다음날인 5일 박보균 문체부장관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여러 질의응답이 오가던 중 '윗선'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장관은 혹시 이 문제에 대해서 대통령실이나 다른 모처에서 전화를 받은 적이 있나"라고 묻자, 박 장관은 "없다"라고 답했다.
문체부의 이번 조치엔 이례적인 게 많다. 문체부가 나서 고교생 그림에 발끈한 것도, 기초단체 소속 재단법인(한국만화영상진흥원)을 탈탈 터는 것도 이례적이다. 하루에 두 차례나 보도자료를 낸 것도, 보도자료 '책임자' 이름에 평소처럼 '과장'이 아닌 '국장'이 등장한 것도 이례적이다.
윗선과 소통이 없었다는 박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문체부 스스로 '대통령 심기 경호'를 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윤 대통령이 고개를 내저었던 '이랏샤이'가 고교생 그림을 상대로 발동한 것이다.
문체부 공직자들은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윤 대통령은 '이랏샤이'의 말로를 "지(자기)가 이용당한다"라고 진단했었기 때문이다.
다시 2019년 1월로 돌아가 본다. 공직자의 자세를 설명하던 당시 윤석열 지검장은 이 같은 말을 이어갔다. '윤석열차'의 방향을 제시하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다.
"(공직자는) 그냥 있는 대로, 상식에 맞는 짓을 하면 된다. 정치인들도 상식에 맞는 짓을 해야지 어디서 뭐 개양아치짓 하고 돌아다니면 사람들 민심이란 게 어디 가겠나. (중략)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건데. 민심은 상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