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고 쨍한 하늘은 가을의 대명사다.
오지영
걷다 보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생각은 예전 추억이기도 하고, 현재 고민이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이기도 했다. 산책로는 어느새 생각의 장으로 변했다. 하늘에는 구름 대신에 내 상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이따금 좋은 해결책이 떠오르면, 목욕탕에서 소리치던 아르키메데스처럼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다.
갑자기 손목에서 진동이 울렸다. 손목에 찬 스마트 워치가 오늘의 목표 걸음 수를 달성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고작 30여 분 걸었을 뿐인데. 평소에 얼마나 걷지 않았던 것인지. 그래도 반성보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
점심 후 낮잠이 달콤하다면, 산책은 유쾌하고 상쾌했다. 앞으로는 점심 먹고 산책하겠노라 결심했다. 더불어 주말에는 남편과 아이들도 다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가족들도 오늘 발견한 산책로를 마음에 들어 할 것 같다. 아, 잊지 말고 모자와 물통도 챙겨야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과연 오늘의 걷기가 도움이 되었는지 되돌아봤다. 배에 붙은 살이 1g은 덜어지려나? 하지만 살이 빠지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나를 붙들던 복잡한 생각들이 덜어졌으니까.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덜해진 만큼 더해진 것도 있다. 힘찬 발걸음, 시원한 공기 그리고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을 얻었다.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빛을 통해서 영양소를 만들어낸다. 종종 사람들도 광합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함을 털어내고 밝은 에너지를 만드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점심 식사 후, 짬을 내서 걸어보면 어떨까? 현대인들에게 부족한 비타민 D도 충분한 햇빛을 쐬면 생성된다고 하지 않는가. 잠깐의 산책이 몸과 마음에 도움이 될 것이다. 더불어 걷는 그 시간을 음미하시기를.
2022년의 가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점심시간의 산책을 통해 건강과 활기, 가을 정취를 누려보자.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일! 시민기자들이 '점심시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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