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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사는 중학생인데요, 등굣길이 이모양입니다

[고발] 2025년까지 참으라니... 제 친구들과 동생들, 이웃들의 안전이 걱정입니다

등록 2022.10.19 18:07수정 2022.11.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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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전진선 학생과 같은 중학교를 다니는 김동하(중3), 김영록(중2), 권대환(중2) 학생이 함께 기획하고 취재한 결과물입니다. [편집자말]
기사를 쓴다는 것은 열다섯 살인 나에게 첫 경험이자 재미있는 도전이다.

이 도전이 재미있을 수 있는 이유는 사실 <오마이뉴스>에 내가 나온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은 친근한 마음으로 기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지난 5월, 전교생 4명인 우리 중학교의 생활을 기사로 쓰셨다(관련 기사 : 전교생 4명 중학교, 교사가 호들갑 떠는 까닭 http://omn.kr/1ym16).


기사란 자고로 환경, 정치, 다른 나라에서 생긴 일 등 사회에서 일어난 것을 '전문기자'가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마이뉴스>에 나 같은 청소년도 자신의 일상을 소재로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차도만 있고, 인도는 없는 등하굣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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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하교하는 모습을 선생님이 찍어주셨다. ⓒ 전진선

 
나는 수도권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 삼척으로 전학을 왔다. 삼척에서도 산속 깊은 곳, 편의점도 없는 산골에서의 생활은 처음에는 낯설었다. 지금은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지만 어려운 점이 있다. 그 어려운 점을 기사로 써 보고 싶어 이렇게 도전하게 된 것이다.

나는 걸어서 등하교를 한다. 문제는 등하굣길에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덤프트럭이 빠르게 지나다니는 곳인데 다리 위에서 사람이 차량을 피하기에는 너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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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이정도다. ⓒ 전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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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광동교에는 인도가 없다, ⓒ 전진선


내가 한 걸음만 옆으로 발을 내디디면 차와 닿을 만한 거리이다. 비라도 오는 날이면 지나가는 덤프트럭에서 튕기는 물을 피할 길이 없다. 대부분은 차량 운전자분들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쪽 차선에서 차가 오지 않는 한 나를 피해서 지나가 주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자주 있다. 그럴 때는 오로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리 난간에 바짝 붙어 빠르게 지나가야 한다. 이럴 때 가장 속상한 일은 아침에 열심히 머리를 만진 것이 바람 때문에 망가진다는 것이다.

또한 다리를 건널 때 차가 오는 것이 보이도록 되도록 반대 차선으로 걸어 다니는데, 간혹 차량 운전자가 반대 차선에서 추월하면서 내 옆을 지나갈 때는 솔직히 속으로 욕이 튀어 나올 지경이다. (입밖으로 내지 않고 속으로만 해요. 진짜예요)


국토교통부의 답변, 2025년까지 도보 설치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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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 명이 차를 피해 걸어다니기에는 아주 좁은 길이다. ⓒ 전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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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안개도 자주 낀다. 안개속을 걸어갈 때 차가 오면 불안하다. ⓒ 전진선

 
이러한 문제는 나에게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학교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이 있고, 담임 선생님도 우리와 함께 다리를 건너 보시고 걱정해 주셨다. 나의 가족과 이웃 어르신들도 이 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 가시고, 읍내에 장을 보러 다니신다.

특히나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천천히 그 길을 지나가실 때면 '이 길에 인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도 든다.

내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기 전에 담임 선생님께서는 이 문제로 먼저 국토교통부에 민원을 넣으셨다. 담당 부서에서는 2025년까지 이 구간에 도보 설치 계획이 있지만 언제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을 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기사가 나가면 인도를 설치하는 시기가 조금 빨라질 수 있을까? 좀 더 빨리 안전하게 다닐 수는 없는 걸까? 내년에는 내 여동생도 이 중학교에 입학을 한다. 부디 내 동생의 등하굣길은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광동교 #인도 없는 통학길 #인도를 설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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