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선재길.
박병춘
집 주변 자작나무에 눈길을 두고, 오대산 선재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선재길'은 불교 화엄경에 나오는 선재 동자에서 유래한 길이라고 합니다. 선재 동자가 지혜를 구하려고 천하를 돌아다니다가 53명의 현인을 만나 결국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지혜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는 위 사진에서 무엇을 보셨나요? 잘 정돈된 데크 바닥? 울긋불긋 단풍? 낙엽? 여럿이 걷는 가을 분위기? 네, 맞습니다. 다 맞지만 제가 촬영한 것은 뒷짐을 진 채 맨발로 걷고 있는 분이랍니다. 운동화는 비닐 봉지에 넣고 맨발로 선재길을 걷는 모습에서 그게 무엇이든 치유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어 덩달아 기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