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특", 이 말이 참 이상합니다

MZ세대가 본 미디어에서 소모되는 MZ세대의 이미지

등록 2022.11.22 09:25수정 2022.11.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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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을 보다보면 "MZ 특(MZ의 특징)"이라면서 많은 요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본 기사에서는 MZ세대라는 용어가 과연 적절한지와 미디어에서 소모되는 MZ세대의 이미지를 MZ세대의 시선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먼저 MZ세대란 무엇일까? 한경 경제용어 사전에서는 MZ세대를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MZ세대라는 말은 1980년대 초(만 42세)~2010년대 초(만 12세) 출생한 세대를 이르는 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거의 30년 가까이를 한 세대로 묶는 것이고, 나이차이만 본다면 아버지와 아들을 한 세대로 묶는 것이나 다름없는 분류이다. 이 세대 구분이 무지하고 "폭력적"이라는 것은 MZ라는 용어에 대한 인식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3월 한국일보 기사 'Z세대 61% "M·Z세대 묶는 것 부적절"... MZ세대 구분, 출생연도보다 특성으로'에 따르면, MZ세대를 하나로 묶는 것에 대한 적절성은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Z세대로 올수록 부적절하다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또한, 몇 살까지를 MZ세대로 생각하는지에 대한 응답에서는 하한 평균 16.1세, 상한 평균 30.7세로 나타나 실질적으로 Z세대만을 MZ세대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세대 구분의 문제점은 향유하던 문화를 비교하면 더 체감된다. 중~고등학생 시절 듣고 자라게 되는 음악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차이가 발생한다. MZ세대의 시작점으로 정의되는 1980년대 생이 중~고등학생 시절 듣게되는 음악은 93년~98년도에 발매된 노래들로 코요테, 듀스, 임창정 등의 노래들이 해당된다.

심지어 지금 음악을 들을 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들 중 단 하나도 서비스 시작을 하지 않았다. MZ세대 중 중~고등학생 시절을 이미 거친 마지막 세대(이번년도 대학 신입생, 04년생)가 중~고등학생 시절 듣게되는 음악은 17년~22년도에 발매된 노래들로 BTS, 레드벨벳, 아이유, 에스파, 엑소 등의 노래들이 해당된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출장 십오야2"라는 프로그램 중 최근 방영되고 있는 스타쉽 야유회 편을 보면, 음악퀴즈를 진행하며 2010년대 이전 노래들로 서태지와 아이들(92년 데뷔) 등의 노래들이 나오자 요즘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너무 옛날 노래를 우리가 어떻게 알아"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실제로, 02년생인 필자 역시 Z세대의 시작점에 속하는 95년생이 중~고등학생 시절 듣게 되는 2008년 노래들(원더걸스, 빅뱅 등)이 공감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쯤이면 MZ세대라는 구분이, 대중이 생각하는 기준과 괴리가 있으며, 하나의 세대 구분 안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세대차이가 나는 이상한 세대구분이라는 설명이 충분히 되었을 거라 믿는다.


그렇다면 미디어에서 MZ세대는 어떻게 소비되고 있을까? 한국인이 가장 많이, 널리 사용하는 네이버에 MZ세대를 검색하면 "MZ세대의 특징", "MZ 세대 너는 누구니", "MZ세대 제대로 알아보기" 등 MZ세대를 완전히 새로운 종족을 대하는 것처럼 묘사하는 게시물들과 "어렵게 들어간 회사 쉽게 때려치는 MZ", "요즘은 회사에 열정 안 쏟아요" 등 MZ세대를 문제시 하는 글들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키워드 분석 웹사이트에서 역시 이러한 추세를 볼 수 있다. "썸트렌드(sometrend)"라는 키워드 분석 웹사이트에 MZ를 검색하면 트렌드, 역사의식, 문제, 문화 등이 연관어로 제시된다. "블랙키위"라는 키워드 분석 웹사이트에 MZ를 검색하면 MZ세대 용어, 특징, 나이, 뜻 등이 연관어로 제시된다.

그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MZ는 예의없고, 쉽게 포기한다는 등 기존의 질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막상 MZ를 그러한 이미지로 표현하는 근거를 보면 한 명의 사례를 지나치게 일반화 하거나, 그러한 캐릭터를 잡은 소수의 연예인들이 나오는 미디어에 의해 씌여진 프레임을 그대로 인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배려없는 콘셉트로 잡은 10,20대가 우리세대의 모습이라고 점찍히는 것 같아 슬프다.", "우리세대에 대한 혐오가 매스컴에 만연해 있는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게시글들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 역시 그러한 게시물을 볼 때마다 주변에서 볼 수 없는 행동을 "MZ 특"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보며 "진짜로 현실에 저런 사람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가장 많다.

MZ는 외계 종족이 아니다. 분석하고 알아내야 하는 대상이 아닌 같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하나의 구성원으로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트렌드 코리아 2023>이라는 책에서는, 양극화 심화와 초개인화 사회가 도래하며 정규 분포와 평균이 의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점점 다양해지는 우리 현실에도 불구하고, 입맛에 맞는 것들과 자극적인 것들에만 주목하여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의 세대로 묶어 같은 부류로 분류하는 구시대적 문화는 이제 멈춰야 할 때가 온 것 아닐까.
#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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