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리흐 샤흐리가 만회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찌 보면 '뻔한 경기', 그럼에도 우리가 월드컵을 보는 이유
사실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로만 경기를 예측한다면, 월드컵은 유럽과 남미 팀들의 잔치가 될 것이다. 반면 아시아 팀들은 화려한 골 폭죽이 벌어지는 동안 씁쓸하게 패배하는 팀의 역할만 맡아야 한다. '예측'이 모두 그대로 맞아떨어지는 결과가 나온다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이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안다. 늘 예측을 벗어나는 이변은 일어나고, 약팀으로 평가받는 팀들도 때로는 기적을 일으키며, 우승만 바라보며 방심하던 강팀도 눈물을 머금고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도 강팀들은 따로 있고, 아시아 팀들은 매경기 힘든 산을 넘어가듯이 경기에 임해야 하는 것은 늘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가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월드컵이 돌아올 때마다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바라며 각자 화면 앞으로 모여든다.
힘겹게 들어간 한 골, 어려운 고비를 넘으며 따낸 1승. 축구대표팀의 행보를 보다 보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마침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믿게 된다. 비록 어느 날엔 현실이 절망스럽다고 할지라도,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희망이 현실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경기 결과로 증명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것이 우리가 월드컵을 생중계로 보면서 진심을 담아 응원하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