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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행정안전부 현장조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회의를 마치고 나갈 때 유가족이 항의하고 있다. (오른쪽이 최선미씨) ⓒ 국회사진취재단
"그러면, 중대본은 무슨 역할을 합니까?"
23일 오전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현장조사'를 보고 있던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선미씨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 외쳤다. 이날 "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구성이 늦었냐"라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질문에 이 장관은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었다" 등의 답변을 하며 줄곧 책임 회피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이날 현장조사를 참관하던 유가족들이 이상민 장관에게 크게 분노하는 일은 한번 더 있었다. 이 장관이 현장조사가 끝나고 국정조사 특위 소속 의원들과는 인사를 나눴지만, 바로 옆에 있는 유가족에겐 인사를 건네지 않은 것이다. 이에 유가족들은 "우리 안 보이세요? 눈길 한 번 안 주고 가냐", "누구랑 먼저 말을 나눠야 하는 건데, (유족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거다", "어떻게 입만 열면 '모른다'는 소리가 자연스러우시냐"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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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특위의 현장조사가 끝난 뒤 유가족들이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이만희 국민의힘 간사에게 항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국정조사 중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이상민 장관을 향해 "유족들을 만났냐"라고 묻자, 이 장관은 "(그때) 다치신 분들은 여러번 만나뵈었는데, 유족들은 몇 차례 시도를 했습니다만, 유족들이 만나는 데 부담을 느끼셔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유족이 "여기 와 있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최선미씨는 국정조사가 끝난 뒤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상민 장관의 태도에 대해 "'모릅니다', '아닙니다', 저렇게 모든걸 모르는 사람이 저 자리에 앉아있으면 안 되지 않나. '유감이다' 말 한마디 안한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름을 언급하면서는 "이 사람들은 행안부 장관이 왜 무능할 수밖에 없는지 대신 핑계를 대주고 있다. 사실관계도 조사를 안 했다"라며, 여당 의원과 이 장관의 질의응답은 "질문도 술술, 답도 술술"이라며 마치 짜맞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유족이 부담느껴 안 만나" "중대본 구성, 촌각 다투는 일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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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상호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과 특조위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을 찾아 행안부 현장조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민 행안부장관이 답변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뤄진 '행정안전부' 국정조사 현장조사에서 야3당 의원들은 재난관리 책임자로서 이상민 장관의 참사 책임론을 제기한 반면, 여당 의원은 주로 재난 관리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며 방어에 나섰다.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행안부 장관이 참사가 났을 때 곧바로 중대본을 꾸렸어야 했는데, 대통령 지시에 의해서 중대본이 꾸려졌다. 장관님이 (참사를) 알자마자 중대본을 빨리 꾸렸어야 한다"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자연 재난과 같이 다가올 것이 예상이 된다든가, 재난이 진행되고 있으면 중대본의 신속한 소집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이태원 참사와 같이 일회성으로 이미 재난이 종료되고 사고 수습 단계에 있을 때는 중대본은 그렇게 촌각을 다투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158명이 사망을 했다. 그게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냐. 사과하셔야 할 것 같다"라고 지적하니, 이 장관은 "이런 경우에는 긴급 구조 통제단장인 소방서장이 현장을 지휘하면서 응급조치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대본은 사망자 확인, 이분들에 대한 보상, 추모 공간 마련 등의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오영환 민주당 의원이 재차 "인명 피해가 매우 큰 대규모 재난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고 총괄하고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 중대본이다. (보고받은 즉시) 가동할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라고 묻자 이 장관은 "설치하는 것이 촌각을 다투는 일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도 "빠르게 중대본을 만들어야 장관님이 이야기하는 복지부, 검찰, 경찰, 소방 지자체, 어떤 경우에는 국방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 걸 빠르게 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다"라며 "3백명이 넘는 사상자가 난 어머어마한 재난을 경험해본 적이 있냐, 그것을 중대본을 안 꾸리고 (대응) 할 수 있겠냐"라고 따져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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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현장조사 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한편 이 장관이 사고가 일어난 지 1시간 5분여가 지난 10월 29일 밤 11시 20분에야 참사 발생 보고를 받고, 다음날인 30일 오전 0시 45분에서야 현장에 출동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의 재난대응 컨트롤타워가 1시간 동안 보고도 못 받았고, 2시간 동안 현장에 가지도 못했다"라며 "책임을 지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이 시스템의 문제인가, 장관의 문제인가"라고 묻자, 이 장관은 "시스템의 문제"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컨트롤타워라는 것은 유관기관의 장을 소집하고 상황을 전파하고 공유해서 대응하는 것이다. 그 일을 방기한 것"이라며 "(자택이) 압구정인데 한남동 넘어서 현장까지 가는데 한 시간 반이나 걸리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 장관은 "그 사이에 상황 파악을 해야한다. 계속 전화를 했다"라고 한 뒤, 윤 의원로부터 질의가 계속 쏟아지자 "현실적으로 제가 입는(입고 있는) 복장 그대로 나갈순 없지 않느냐"라며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빨리 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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