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노강의 유영재일조선인들의 삶의 처철함을 온 몸으로 표현하는 배우들
노뜰
이은아, 현승진, 홍한별, 주동하 4인의 몸으로 ㅛ(U)자형 강바닥을 유영하는 모습은 배우들의 몸뚱아리가 무대 바닥을 처절하리만큼 뒹구는 모습과 어두운 밤으로 설치된 무대 분위기는 관객들의 숨소리도 멈추게 할 정도로 배우들과 하나로 만든다.
이 작품은 국내외-제주 공연예술을 연결하는 제주의 오순희 대표(소극장 간드락)와 공동으로 기획, 진행됐다.
제주4.3항쟁을 비롯해 사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작품을 기획해 온 오순희 대표는 "국가가 무능하여 끌려 나간 재일조선인(Korea)들과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탈출한 재일제주인(Korea)들이 한반도를 떠난 이유는 달라도 이국땅에서 조국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지만 한반도의 국가는 그들을 품어 주지도, 치유해 주지도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극단 노뜰(노동자의 정원)이 진행중인 경계인(diaspora)은 전 세계 도처에 흩어져 존재하는 한반도(Korea)인들 난민(難民)의 역사를 분석하는 여정을 따라가는 창작 공연 사업이며, 이방의 물고기를 만들 때처럼 한반도인(Korea)들을 찾아 고령의 생존자들과 2․3세대들을 통해 정착 아닌 정착의 긴 역사를 매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이방의 물고기'를 통해 재일조선인(Korea)의 삶을 표현했다면, 23년도에는 멕시코의 선인장 농장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인들이 애니깽(용설란, Henequen)을 수확(용설란에서 뽑아낸 섬유질로 노끈과 밧줄 등 생산) 과정에서 노예처럼 강제노역의 고통스런 삶을, 24년도에는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재소고려인(Korea)의 역사를 다룰 예정이다.
원영오 연출감독은 "공화정 국가에서 국가의 본질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 경계인(diaspora)이라는 주제는 우리 사회가 일상에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사안이지만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주제다. 그들이 난민이 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이 조국을 버릴 수 없는 아픔에 대해 국가는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고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원 감독은 이전에도 국가의 역할을 강조하며 전쟁연작1 '국가', 전쟁연작2 ' 침묵', 전쟁연작3 '당신의 몸-Your Body' 등을 무대에 올렸다.
전쟁과 난민(diaspora)을 주제로한 이 작품의 무대감독은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소재를 중심으로 무대를 설치하는 오타 나오미( 太田 奈緖美) 감독이 맡았다. 호주에서 25년 활동한 오타 나오미 감독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