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해 한달간 급식봉사에 나섰던 최상철씨 모습
최은정
여수에서 진도 팽목항까지의 거리는 153㎞에 달하는 장거리다. 사업체도 있는 그가 멀리 떨어진 진도까지 달려가 30일 동안이나 급식 봉사를 한다는 소릴 듣고 고개가 숙여졌다. 2020년 구례 오일장이 수재를 당했을 때도 10일간 급식 봉사를 했다.
여수 인근에서 재난이 발생했을 때면 종종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최상철.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명함을 들여다보니 대한적십자사봉사회 광주전남협의회장 직함을 가졌다. 광주전남 협의회에는 24개시•군이 소속되어 회원수가 약 6천명이란다.
봉사가 천직일 것 같은 그는 지난 연말 4년(2019년~2022년) 동안 지역민을 위해 봉사했던 여수시 국동주민자치위원장직을 마감했다. 그가 소속된 봉사 이력을 살펴보니 여수소방서 의용소방대 동부대 지도부장을 비롯해 무려 24개다. 자원봉사를 시작한 지 25년째인 그의 자원봉사 시간은 1만 6000시간이다. 그래서일까? 2018년에는 대한민국자원봉사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그가 자원봉사활동에 뛰어든 건 우연한 일이 계기가 됐다. 1995년 아무추어무선(HAM) 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지역에서 열린 축제에 통신봉사를 하면서부터다. 이후 적십자회에 가입해 본격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나섰다.
"한두 번의 자원봉사도 큰맘 먹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봉사단체에 가입한 것만 세어도 24개나 되어 주변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은 없느냐?"고 묻자 답변이 돌아왔다.
"자원봉사 현장마다 참여하는 저를 보고 혹시 정치에 뜻이 있어 그런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도 있어 속상할 때도 있었습니다. 자원봉사라는 건 여유가 있고 시간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닙니다. 봉사라는 게 거창한 건 아니에요. 집 앞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나를 줍는 것도 봉사입니다. 때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시선에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제가 어려운 사람들한테 베푼 뒤 돌아오는 환한 미소를 보면 힘들었던 생각이 싹 사라져버려요."
그가 "최근에 베푼 봉사활동 중 가장 기억나는 일은 무엇인가?"에 대해 묻자 2022년 6월에 여수시 남면 금오도 심포마을에 사는 다문화가정에 새 집을 지어준 것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