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사원
Widerstand
저는 지금 중화민국에 있습니다. 중화민국이라고 하면 어디인지 물음표를 띄우시는 분들도 많겠지요. 우리는 이 땅을 주로 '대만'이라고 부르지요. 대만이라는 것은 섬의 이름이고, 대만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국가의 공식 명칭은 '중화민국'입니다. 저는 이 나라를 '대만'이라고 칭하지 않습니다. 이 나라는 대만이 아닌 중화민국입니다.
중화민국은 원래 중국 대륙에서 탄생한 정부입니다. 1911년 우한을 시작으로 벌어진 봉기를 통해 중국 각지에서는 청나라를 무너뜨리려는 혁명 세력이 성장합니다. 이 세력들이 연합해 중화민국을 수립하고, 그 총통에 쑨원이 취임했죠. 바로 이 정부가 청나라를 무너뜨린 '중화민국'이라는 정부의 시작입니다. 그래서 중화민국이 공식 성립된 1912년을 '민국 1년'이라고 부르고, 중화민국에서는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이 '민국' 연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3년은 민국 112년이지요.
물론 그 뒤 중화민국과 쑨원에게는 여러 시련이 있었습니다. 청나라를 무너뜨리는 대가로 위안스카이에게 정권을 넘겼다가 위안스카이의 독재로 내전이 벌어지기도 했죠. 위안스카이는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다가 곧 사망했지만, 여전히 중국 각지에서는 수많은 지방 군벌 세력이 마치 삼국지의 시대처럼 할거하고 있었습니다. 중화민국과 쑨원은 여러 군벌에게 치이며 중국 각지를 돌아다니다, 결국 1924년 소련과 접촉해 공산당과 연합하는 1차 국공합작을 통해 군벌을 모두 몰아내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