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임비 2천원 인상'을 요구하며 제화 노동자들이 탠디 본사 점거 농성에 나섰다.
신지수
2018년 4월 국내 유명 구두 브랜드 탠디의 하청 업체와 계약을 맺고 구두를 짓는 제화공들 90여 명이 탠디 본사를 점거했다. 백화점에서 30만 원 넘는 가격으로 팔리는 구두 한 켤레에 수십 년 경력의 제화공들이 받는 공임은 7천 원에 불과한 사실이 이들의 시위로 알려졌다. 8년째 한 푼도 오르지 않은 금액이었다.
파업 이후 다른 브랜드의 하청 업체와 계약한 제화공들도 용기를 내 공임 인상 등 미약하나마 처우 개선을 이루어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주문이 급감하고, 영세한 하청업체들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면서 많은 제화공은 하루아침에 길거리에 내몰리는 신세가 됐다.
'장인'으로 불리는 제화공들의 노동과 삶이 이렇다면 세계화된 신발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어떨까?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사회운동가인 탠시 E. 호스킨스는 <풋 워크>를 통해 전 세계 28개국의 노동자, 사업주, 전문가 등을 만났다. 그 속에서 독자들이 각자의 신발을 신고 도살장, 열악한 작업장, 임시 난민 센터 같은 세계화의 가려진 후미로 가서 직접 보고 생각하도록 안내하며 변화를 촉구한다.
신발은 "바늘에 찔리고 독한 화학약품 때문에 갈라지고 피가 나는 손, 꿰매고 붙이고 문지르는 손, 그리고 한 주의 노동이 끝나면 쥐꼬리만 한 임금을 집으로 가져가는 손"(96쪽)에 의해 만들어진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내몰리고 노동권은 부정되며, 대량 해고를 당해도 퇴직금조차 받지 못한다. 장갑, 마스크 같은 기본적인 보호장구도 없이 독성 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 공장 시설은 치명적 화재와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그 아래에 1차, 2차, 3차 하청 공장 아래의 세계에 재택노동자들이 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한 사냥은 초국적기업을 글로벌 사우스의 가장 빈곤한 지역으로 이끌었고, 노동을 개별 가정으로 분산시키도록 몰아갔다. 무려 수억에 이르지만 눈에 띄지 않고, 임시 고용 상태이며, 임금과 일거리는 극심하게 요동친다. 공식 공장 노동자가 얻을 수 있는 빈약한 보호마저 받지 못한다.
재택노동자들의 절대다수인 여성들은 공공복지와 기반 시설이 열악한 인구 밀집 지역, 슬럼가에 거주하면서 삯일, 가사노동, 육아를 전담하며 일한다.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집에 제대로 관리될 수 없는 접착제와 독성 물질까지 널려 있다. 유기당하고, 극한의 굶주림, 추위, 폭력과 성적 착취를 겪는 집 없는 아이들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접착제 흡입 중독에 사로잡힌다.
우리가 신고 있는 신발에 담긴 착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