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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켜야 할 오래된 미래

산과 하천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등록 2023.01.27 14:26수정 2023.01.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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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갑천 자연하천 구간. ⓒ 대전시

 갑천 자연하천구간이 환경부 국가습지 지정계획안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딱 작년 이맘 때, 천주교대전교구 신자들과 환경단체 회원들은 1월부터 3월 초 매주 토요일마다 갑천자연하천구간이 국가습지를 지정되기를 바라며 미사도 드리고, 줍깅으로 하천을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해 3월, 대전시가 환경부에 갑천 국가보호습지 지정신청을 했고 한 해가 거의 다 돼서야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런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대전시는 환경단체의 요구 등으로 10년 전인 2012년 갑천 자연하천구간에 대한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하천은 습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습지보호법에서 자연하천 습지는 보호대상이 아니었다. 이후 습지보호법이 개정되면서 하천 습지가 보호대상에 포함되었고, 갑천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목소리와 행동으로 대전시가 재지정에 나서 오늘에 이르렀다. '우리 모두의 갑천'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함께 지켜낸 결과다. 

기쁜 소식을 접하고도 마음이 씁쓸한 것은 '말 없는 자연'을 상대로 한 개발사업들은 여전히, 줄줄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연일 브리핑을 통해 보문산과 3대하천 개발계획, 노루벌 국가정원을 비롯해 공립 자연휴양림을 조성하겠다는 등의 계획을 쏟아내고 있다.  

가장 씁쓸한 지점은 대전시정이 지역의 자연환경을 대하는 데는 어떤 철학도, 가치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자연을 인간의 이용편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어떤 거리낌도 없다. 그래서 케이블카(곤돌라)도 친환경적으로 설치하면 환경훼손이 없을거라 말한다. 보문산에 살던 야생동물과 오래된 나무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산에 인공위성 모양의 타워를 세우고, 우주선 모양의 곤돌라를 만들어 과학도시로의 품격을 세우겠다고 말한다. 도시와 도시환경을 대하는 철학과 품격은 우주로 떠나버린 듯하다.  

코로나와 기후위기 시대가 시민들에게 던졌던 물음, 자연과의 공존과 지역 공동체 등 도시의 존재 조건에 대한 고민은 없고 그저 '일류경제'가 시민들을 행복하게 할거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경제성장 위주의 인간문명이 결국 코로나와 기후위기 시대를 불러왔음에도 '일류경제도시'를 외치며, 그 본보기로 30년 전부터 그래왔듯 '말 없는 자연'에 개발의 칼날을 들이대며 마치 '새로운 시도'인 것마냥 포장하려 한다. 일류경제는 코로나의 해답도, 기후위기의 해답도, 우리 삶의 행복의 해답도 아니다. 이 도시의 방향은 명백하게 틀렸다. 

이 글을 쓰는 오늘, 아이들과 함께 간 갑천에는 비오리와 청둥오리가 평화롭게 먹이를 찾았고 필자와 같이 가족들과 산책을 나온 시민들의 일상이 거기 있었다. 평화롭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갑천 그 길에서 우리에게 주어질 미래란 무엇인가 고스란히 지켜본다. 아이들의 작은 어깨에 세월의 짐이 더해져 스스로의 발걸음이 무거워질 때, 그 아이들의 영혼을 지킬 것은 과연 무엇일까. 기술도 자본도 기후위기 시대를 막지 못할 때, 우리 아이들은 어떤 존재 조건을 원하게 될까?


그 해답을 갑천에서 찾는다. 오롯이 갑천을 걸으며 자신의 숨을 고를, 어른이 된 아이들의 뒷모습이 내가 예상할 수 있는 갑천의 가장 오래된 미래다. 그들을 위로해 줄 것은 언젠가 사라질 어른들이 아니다. 언제나 거기에 있었고 많은 생명을 품은 갑천과 월평공원의 평화로운 품이 그들을 위로할 수 있다. 말 없는 자연은 그렇게 인간을 위로하고 성장시켜 왔듯이.  

그래서 누군가의 엄마와 아빠인 어른들이 해야할 일은 그 곳을 언제든 그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매섭게 지켜내는 일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갑천을 비롯한 우리의 하천, 우리의 보문산 모두. 그렇기에 또 우리가 유념해야 할 점은 한 번 파괴된 자연에 대한 책임은 절대로 '4년 기한 임기직 정치인'이 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전이라는 도시와 오랫동안 함께 공존해 온 산과 하천에 대한 책임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 대전시민들이 지켜낼 수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대전충남인권연대 뉴스레터에도 실립니다. 이 글은 대전충남인권연대 필진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의 기고글입니다.
#갑천 #국가습지 지정계획안 #보문산에 곤돌라가 웬말이냐 #말 없는 자연 #책임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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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인권연대는 누구에게도 빼앗길 수 없는 소중한 권리를 옹호하는 것이 세계평화의 기본임을 천명한 세계인권선언(1948.12.10)의 정신에 따라 대전충남지역의 인권현실을 개선시키기 위해 인권상담과 교육, 권력기관에 의한 인권 피해자 구제활동 등을 펼치는 인권운동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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