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22일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서울 용산 청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필자는 윤 대통령의 세계관을 지배하는 정체성은 '검사 집단의 보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검사'와 '보스'라는 두 개의 키워드가 그를 지배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평생을 검사로 살아왔고, 대통령이 되기 직전엔 검찰의 우두머리로 행세했다.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도 의식 구조는 하나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윤 대통령은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가치와 철학 대신 검사와 보스의 세계관에 갇혀 있는 듯하다. 선악의 이분법적 사고와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문화로 규정되는 검사로서의 세계관이 첫 번째이고, 강하고 멋지고 폼나는 보스로서의 스타일이 두 번째다. 취임 후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행보들은 이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그는 야당의 협조를 말했었다. 그러나 정작 야당 대표와는 한 차례 회동도 하지 않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필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형사사건 피의자로 보고 대통령이 어떻게 피의자와 마주 앉아 대화할 수 있겠느냐는 이분법적 사고가 투영된 것으로 본다.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을 차례도 찍어낸 것도 검사적 세계관이 작동한 것으로 보면 이해할 만하다.
상명하복과 수직적 조직문화가 지배적인 검찰의 시각으로 볼 때 정당과 국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격하게 말하면 성가신 사람들의 집합체일 뿐이다. 소통과 대화의 대상이라고는 보지 않는 듯하다.
숱한 문제점과 들끓는 사퇴 여론이 있음에도 이상민 행안부장관을 감싸는 건 보스로서 지켜야 할 의리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다. 마음에 드는 사람은 따로 불러 신임을 표현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도태시키는 것도 공조직 리더로서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언론에서 대통령이 누구를 불러 밥을 먹었다는 식의 '식사 정치'가 거론되기에 하는 말이다.
'보스적' 민주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