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오르고 수확 줄었는데 쌀값 폭락... 정부 대책 전무"

[인터뷰] 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

등록 2023.02.07 11:44수정 2023.02.0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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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 ⓒ <무한정보> 황동환


새해가 밝았지만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국내외 경제환경이 녹록지 않다. 농업현장은 원자재값과 면세유 가격, 인건비 등 생산비가 큰 폭으로 증가해 농가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예산 지역은 전형적인 농업군이다.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동진 충남 예산군농민회장을 만나 농업농촌농민이 직면한 어려움과 해법 등을 들었다. 그는 시설 작물로 쪽파 농사를 짓느라 바쁜 겨울철을 보내고 있다.

- 예산군 최대 농업 현안과 조언이 있다면.

"신암 조곡산단 조성에 따른 후유증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다. 군은 인구 증가를 산단조성 명분으로 삼지만, 도시 삶에 익숙한 사람들이 굳이 이사올지 의문이다. 요즘은 길이 좋기 때문에 도시에 근거지를 두고 출퇴근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삽교에 산단이 들어오면서 2개 마을이 없어졌다. 농촌이 구조적으로 고령화돼가고 있다. 초등학교, 중학교도 없어져 젊은 사람들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산단에서 일할 지역인구는 줄고 있다. 산단 조성으로 삽교 인구가 눈에 띌 만큼 늘었다고 볼 수 없다. 산단 조성으로 산업폐기물처리장이 들어오는 것도 걱정이다. 군이 충남도를 통해 국토교통부에 신청해 놓은 상태에서 승인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이 군수의 입장이라면 신청한 것을 철회해야 하는데, 아무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산단 조성을 통해 기업 몇 개 유치한 성과로 인기를 얻겠지만, 주민들은 피해만 볼 것이다. 또 공장 인근으로 이주할 사람들도 발길을 돌리게 만들 것이다. 예산군은 농업군이다.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일에 더 집중해야한다.

농업 현장에서 빠르게 오르는 생산비로 농민들은 영농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협은 조합장선거에만 관심이 있고, 행정은 위에서 결정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어려울 때 힘써줘야 군민을 위한 행정 아니겠나. 농협은 국회에 실정을 알리고 볏값을 현실성 있게 정해야하는데, 시세 탓만 하는 것은 문제다. 조합장이 조합원들을 다 데리고 압박했다면 벼수매가가 그렇게 결정됐겠나. 걱정만 하는 것은 대책이 아니다."


- 윤석열 정부 농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가가 올랐다. 면세유는 리터당 750원에서 1500원, 비료는 1만 원하던 것이 2만5000원으로 올랐다. 자재값, 트랙터 사용료, 인건비도 상승했다. 지난해 일은 똑같이 했는데, 생산비는 오르고 날씨 탓으로 작황이 안 좋아 수확이 준데다 쌀값마저 폭락했다. 정부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농민들이 안정적인 영농을 할 수 있도록 생산비를 보전하고 벼 수매가를 현실화해야 하는데, 정부는 시장격리만 하면 다 되는 것으로 보는 한계가 있다. 쌀값을 보장받지 못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최소한 농민들이 먹고살 수 있어야 하지 않나. 변동직불금제도를 부활시키든지, 법으로 쌀값을 보장해주든지 해야 한다" 

- 농민단체들이 '농민기본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달라지는 점은.

"농정이 시장경제원리에 함몰되지 않고 공공의 이익에 맞게 운영될 수 있을 것이다. 농민이 농업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높일 것이고, 실현되는 과정에서 국가의 식량안보도 강화될 것이다."

- 농민회 위상과 역할이 과거보다 약화했다는 평가다. 저변 확대와 활성화 계획은.

"전에 회원이었던 분들은 우호적이긴 해도 갈수록 고령화하면서 활동하는 농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쌀값 인상을 위해 국회에 가 함께 요구하자고 하면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이 하겠지'라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2021년 농민회가 구입한 칼갈이기계 2대로 40여 개 마을을 돌며 칼갈이봉사를 하고 있다.

직접 마을로 들어가 칼갈이봉사를 통해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함께 활동할 사람들을 찾는 노력을 올해도 이어갈 계획이다. 농민회는 농민 속으로 들어가 농민의 어려움을 해소하자는 운동단체다.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할 일이 있다면 전국농민회총연맹과 힘을 모아 정부를 상대로 제 목소리를 낼 것이다." 

한편 예산군농민회 조직구성과 회원현황을 보면 ▲부회장-김재용, 박경석 ▲정책실장-임선택 ▲협동조합개혁위원장-배동만 ▲조국통일위원장-신덕식 ▲감사-박형 ▲정치위원장 겸 칼갈이단장-한두석 등이며,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은 예산·삽교읍과 고덕·신암면 등 4개 읍면 100여 명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농업대책 #농업현안 #쌀값폭락 #예산군농민회장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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