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볼레번은 2016년부터 독일 본에서 멀지 않은 아이플국립공원 근처에서 아들 ‘토비아스 볼레번’과 함께 숲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일반인들과 산주를 위한 숲 교육과 투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또한 ‘독일 숲정상회의(Waldgipfel)’를 개최하며 숲이 직면한 문제들에 관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온 인플루언서 환경운동가다.
Miriam Wohlleben
그는 라인란트팔츠 주 산림청에서 수십 년간 직접 숲 경영에 참여했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까지 총 24권에 달하는 저서를 냈는데, 친숙한 대중적인 언어, 그만의 독특한 유머와 서정성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도 <나무 수업>, <숲, 다시 보기를 권함> 등 9권이 출간됐다. 2020년 <나무의 비밀스러운 삶>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그는 집필 이외에도 TV 출연 및 강연 등을 통해 숲의 위기를 알리고 있는데, 2016년부터 독일 본에서 멀지 않은 아이플국립공원 근처에서 아들 토비아스 볼레번과 함께 '숲아카데미(waldakademie)'를 운영하면서 일반인들과 산주를 위한 숲 교육, 투어와 아울러 대학강좌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페터 볼레번은 지난 몇 년간 '독일 숲정상회의(Waldgipfel)'를 개최하며 숲이 직면한 문제들에 관해 적극적으로 알려왔다.
지난 1월 필자는 그에게 숲 관련 현안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아래는 줌과 서면을 통한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요약 정리한 것이다.
"우리는 숲이 다시 돌아오도록 할 수 있다"
- 독일의 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신간 <나무의 긴 숨결>은 작가님이 이전과 달리 '상당히 정치적으로 보인다'고 평했는데 그런 평가를 받게 된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전 세계의 숲이 나무를 단지 탄소중립의 수단 내지는 발전소에서 연소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홍보하고 싶어하는 목재산업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임업계는 숲을 손상시키고 있고 이로 인해 나무가 죽어 가고 있다. 이들은 또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나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숲의 생태계와 나무는 학습할 수 있고 물 소비 패턴 등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심지어 천년 이상된 떡갈나무도 배울 수 있다. 인간의 통제가 없는 천연림에서 나무들은 기후변화에 완벽하게 대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반면 인공림은 문제가 되고 있다. 반가운 사실은 우리는 숲이 다시 돌아오도록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자연의 자생력을 믿고 숲을 내버려두면 어디서나 숲은 돌아올 것이다."
- 독일의 임업 경영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이라고 알고 있다. 독일은 개발도상국 수준이고 타국에 비해 마케팅에 능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름다운 국립공원과 알프스 산만을 가본 관광객들은 이런 문제점을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다. 독일의 숲 관련 중요한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판단하나.
"가장 큰 문제는 독일 전역에서 채택하는 산림 경영 방식이다. 300년 동안 지속가능한 임업을 했다는 것은 300년 동안 인공림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사실상 더 이상 숲이 아닌 것이다. 지속가능한 임업은 숲에서 다시 자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목재를 벌채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나. 독일 전역의 산림 관리 오류로 인공림의 수많은 나무들이 죽어가고 있다. 반면 목재산업은 싹쓸이 벌목을 하고 있고, 수많은 외래종 나무들로 대규모 농장을 새로 조성하면서 같은 실수를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 독일에선 기후 정의와 숲 문제를 위해 많은 이들이 싸워왔다. 1950년대부터 활동한 '천연림관리 워킹그룹(ANW)', 산성비 이슈에 대해 80년대부터 활동한 그린피스, 로빈우드, 녹색당이 그 대표적 예다. 작가님도 TV 출연을 많이 하고 '숲정상회의'도 적극적으로 열고 있는데, 여전히 업계의 로비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독일의 환경단체들이 숲의 총체적인 문제를 위해 싸워오기보단, 특수한 산림 유형과 보호해야 할 특정 지역의 숲을 위해 싸웠던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독일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엔지오가 아닌 지역 주민들이 업계의 불법 행위에 대한 소송도 불사하며 지역의 숲을 위해 싸우고 있고, 그 운동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 '임업계가 산림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전에는 기후변화, 산성비, 딱정벌레 이슈들에 국한되었다. 하지만 숲은 대부분 잘못된 임업 경영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 그동안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야기한 내부자가 없었다. 나는 모든 세부 사항을 알고 있는 내부자다. 그래서 그들은 나를 적극적으로 공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