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팔색조 등 50종 넘게 사는데 골프장이라니, 말도 안 된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남부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서 '부동의' 요구

등록 2023.02.09 14:04수정 2023.02.09 14:14
0
원고료로 응원
a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노자산골프장 개발 '부실-졸속 환경영형평가'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울창한 난온대 살림에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 등 50여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경남 거제 가라산(해발 585m)·노자산(해발 565m)에 골프장을 포함한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이 추진되자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이사장 지욱철)은 율포만어업대책위원회와 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거 거제남부관광단지와 관련한 환경영형평가서(본안)를 '거짓·부실·졸속'으로 규정하며 불승인을 촉구했다.

2010년대 말부터 추진된 노자산 골프장은 현재 환경영향평가 협의 과정에 있다. 승인기관은 경상남도로 협의기관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다.

전체 개발면적은 369만 3875m²로, 육지부 329만 5622m²와 해면부 39만 8253m²다. 골프장(27홀)은 151만 8890m²로 이 관광단지의 절반을 차지하며, 나머지는 콘도·호텔·종합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지난 2000년 6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조작된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후 환경영향평가서(초안) 작성자가 지난해 1월 환경영향평가법 위반으로 기소되어 현재 1심 재판 중이다.

가라산·노자산과 관련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한 거제 최고의 원시림이자 우수한 생태계를 가진 산을 절단내고 기어이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들은 개발예정지 일원에 팔색조, 긴꼬리딱새, 거제외줄달팽이, 대흥란, 붉은배새매, 삵, 애기풀소똥구리, 기수갈고둥, 거머리말, 상괭이, 매, 솔개, 새호리기, 독수리, 흰꼬리수리, 물수리, 새매, 벌매, 참매, 참수리, 수리부엉이, 황조롱이, 조롱이, 두견이, 잿빛개구리매, 풍란, 나도풍란, 석곡 등 천연기념물·멸종위기종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욱철 이사장은 "이전에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잘못되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작성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 협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개발 예정지 일원에 있는 대흥란은 아직 이식된 사례가 없고 다른 서식지로 옮기기가 불가능하다.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 안 되기에 환경영향평가서는 부동의로 반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아무개(어민)씨는 "율포만에서 어업을 하는데, 이 해역은 물 흐름이 별로 없어서 오염물질이 들어오면 쉽게 정화가 될 수 없다. 이 해역에는 전복을 비롯한 양식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어민 대책이 없다. 골프장을 건설할 경우 어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율포만어업대책위원회는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의 재판관이라 할 수 있다. 재판관이 개발당사자의 눈과 자료, 입장에서 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라며 "부디 환경과 자연, 미래의 관점을 되찾아 엄정한 평가를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을 두고는 "현재의 생태자연도에 따라 1등급지를 원형 보존하라", "서류조작과 거짓·부실 평가로 기소돼 재판 중인 사업에 대해 협의 절차를 중단하라", "멸종위기종 이주·이식 계획에 부동의하고 원형 보존하라", "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거나 재검토 요구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낙동강유역환경청을 찾아 항의서한문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법률에 근거해 환경영향평가서를 세밀하게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a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노자산골프장 개발 '부실-졸속 환경영형평가'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a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9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거제남부관광단지 노자산골프장 개발 '부실-졸속 환경영형평가' 규탄한다"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은 지욱철 이사장. ⓒ 윤성효

#거제남부관광단지 #노자산골프장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자식 '신불자' 만드는 부모들... "집 나올 때 인감과 통장 챙겼다"
  2. 2 10년 만에 8개 발전소... 1115명이 돈도 안 받고 만든 기적
  3. 3 김건희 여사 연루설과 해병대 훈련... 의심스럽다
  4. 4 어떤 고위 공직자에게 하고 싶은 말 "ㄱㅈㄱ ㅅㅅㅇ ㅈㅋㅈ"
  5. 5 윤석열 정부, 가나 빚 상환유예... 가나 전 대통령 '땡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