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기에 천연기념물 황새 치여 폐사

"이동경로·서식지 고려해야" 의견도

등록 2023.02.10 11:28수정 2023.02.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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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충남 홍성군 홍성호에 위치한 풍력발전기에 천연기념물인 황새가 치여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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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기에 치여 폐사한 황새의 모습. 황새는 가락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중국 혹은 러시아에서 온 황새로 추정되고 있다. ⓒ 이재환

 
지난 9일 천연기념물인 황새가 풍력발전기에 부딪쳐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지점은 충남 홍성군 남당항 인근 홍성호에 위치한 모산도 풍력발전기다.

황새가 풍력발전기의 날개에 부딪쳐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각에서는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때 천연기념물(조류)의 이동경로와 서식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홍성군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모산도 풍력발전소는 지난 2018년 750kw 규모로 허가를 받아 가동 중이다. 일일 130만 원 수준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풍력발전기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다. 사고와 관련 농어촌공사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9일 오후에 풍력발전기 주변에서 황새 사체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며 "그동안에는 발전기에 새가 부딪히는 사례가 없었다. 발전기 가동이 후 처음 발생한 일이어서 무척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풍력 발전기에 올라가서 확인을 한다"며 "그동안에는 이런 사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수경 예산황새공원 선임연구원은 "황새가 풍력발전기에 충돌한 것으로 보인다. 깃털과 다리 색으로 볼 때 황새는 2022년생이다"라며 "가락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러시아나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 방사한 새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멸종위기종 조류가 서식하거나 이동을 많이 하는 장소에 풍력발전소를 세울 경우 조류의 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에 그런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향후 풍력 발전을 설치할 때 멸종 위기종의 서식범위와 이동경로를 고려해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은미 예산홍성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다. 하지만 풍력발전으로 인해 황새뿐 아니라 다른 새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풍력 발전기를 설치할 때 환경영향조사를 제대 로하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새와 같은 천연기념물의 사체가 발견될 경우 시군에 신고 혹은 인계해야 한다. 시군은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사체에 대한 멸실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황새 #풍력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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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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