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 재판이 주로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서관 제418호 법정은 4법 법정 출입구로 출입해야 한다
정현환
"날 수사한 검사와 수사관을 가만두지 않겠다"
또한, 증인 A는 피고인 양아무개가 "압수수색 당한 이후에 자신을 수사한 검사와 수사관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이야기한 것을 당시에 들었다"라고 설명하며, "평소에도 군사법원 내부에서 자신이 파워가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오후 2시 20분. 피고인 양아무개 측 변호사가 증인 A에게 질문했다. 피고인 평판과 관련, "과장된 게 아니냐"라고 물었다. A는 "평소에 과시하는 것을 좋아했다", "법원 서기들이 어려워했다", "직원 중에 자신에게 좋지 않게 대하는 직원이 있으면, 기분 나쁜 티를 숨기지 않고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이 직접 부사관들한테서 들었다"라고 답했다.
오후 2시 32분. 두 번째 증인인 B씨가 법정에 들어섰다. 이태승 특검보는 증인 B씨에게 피고인과의 관계를 물었다. B씨는 "양아무개 피고인이 직권 상급자는 아니었으나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어 잠시 같이 근무했다"라고 하며, "현재도 같이 근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에 특검보는 "피고인 양아무개가 과거에 증인과의 대화 내용을 녹음한 것을 알고 있었냐"라고 물었다. 증인 B는 "당시에는 몰랐다"라고 답하며, "특검 조사를 앞두면서 본인한테 변명되는 사항들을 찾으려고 녹취한 거 같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였다.
오후 2시 50분. 피고인 양아무개 측의 반대 신문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은 증인 B와 피고인이 얼마나 알고 지냈는지를 물었다. 증인 B는 "제가 2007, 8년도부터 15년 가까이"라고 대답했다.
연이어 피고인 측 변호인이 "피고인 양아무개의 업무태도나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어땠는지?"라고 묻자 증인 B는 "양아무개는 한결같다. 업무 영역이나 이런 부분에서 제가 많이 배우고, 실무자나 후배들 현역들한테 잘해주고 격려해 주고 식사도 자주 사준다. 일반 선배들보다 뛰어나면 뛰어났지, 박한 사람이 아니다. 능력도 뛰어났기에 박하게 평가받는 건 처음 듣는다. 일반적으로 위, 아래 모두에게서 평가 잘 받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에 이태승 특검보는 "지금 같이 근무하고 있다고 했는데, 근무 공간이 정확히?"라고 증인 B씨에게 물었다. B는 "과가 다르다. 건물이 크지 않지만, 좌우로 나뉘어 있고 같은 층에서 근무한다. 결혼한 뒤로 자주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오후 3시 12분, 재판이 끝났다. 이날 방청석에서 재판을 본, 군대 내 괴롭힘 피해자 고 최현진 일병 어머니 송수현씨는 "15년 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재판으로 나와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진술했다"며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이 사실을 면밀하게 살펴봤으면 좋겠다"라고 의견을 냈다.
2021년 9월 경기도 가평 계곡에서 사망한 고 조재윤 하사의 어머니 조은경씨는 "아무리 좌와 우로 나뉘어 있다고 하지만, 한 건물 한 층에서 같이 근무하는 사람이 증인으로 출석했다"라고 말하며, "증인의 진술이 피고인 양아무개씨에게 매우 유리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 양아무개 군무원의 다음 재판을 3월 6일 오후 4시 30분으로 예정하며, 고 이예람 중사를 강제추행 한 가해자 장아무개 중사(불명예 전역)와 이날 재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오지 않은 김아무개의 증인 신문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