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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억 쓰지 않고 '명품 하천' 만들기, 어렵지 않습니다

[제안] 물고기·오리가 살아 숨 쉬는 하천 조성... 홍준표 시장님, 동촌보부터 걷어냅시다

등록 2023.02.15 10:36수정 2023.02.1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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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홍준표 시장의 '금호강 르네상스'란 금호강 개발사업에 대해서 지난해부터 수차례 문제제기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다. 응답 없는 대구시에 먼저 제안의 손길을 내밀기 위해, 금호강 르네상스에 대한 대안을 담은 공개 제안서를 순차적으로 올려 본다(관련 기사: 홍준표 시장님, 283억 아껴 '명품탐방로' 만드는 법 알려드립니다).

이미 발표된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세 가지의 대안을 제시해본다. 지난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에 대한 대안(관련 기사 : 홍준표 시장님, 300억 들이는 교량 사업, 예산 확 줄여드리겠습니다)에 이어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의 대안으로 협치의 길을 제안한다. 홍준표 시장의 품위 있고 품이 너른 시정을 기대해보면서.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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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의 조감도. ⓒ 대구시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의 대표 공약으로 홍 시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금호강 르네상스의 큰 그림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홍준표 시장은 금호강 르네상스의 마중물 역할을 할 선도사업을 세 가지 발표했는데, 그 사업들에도 2026년까지 사업비 810억 원이 들어갑니다. 바로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조성사업입니다.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역발상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오늘은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에 이어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대구시에 따르면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사업비 450억 원)은 2026년까지 동촌유원지 일원에 생태수로, 비오톱 복원 및 사계절 물놀이장과 샌드비치 조성으로 생태·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명품하천 거점공간으로 변모시키는 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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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촌유원지의 상징이 돼버린 오리배. 과연 이것이 21세기 금호강의 대안이 되어야 하는 것인가? 역발상이 필요하다. 진짜 오리를 만나야 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동촌유원지는 전형적인 유원지로서 그동안 개발이 많이 진행돼 왔습니다. 예전부터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서고, 봄가을이면 오리배가 떠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해오고 있는 유원지입니다. 그래서 주변 둔치들이 오리배와 유람선 선착장, 체육시설 그리고 주차장 등 시민 편의 위주로 개발돼 있습니다.

이렇게 동촌유원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동촌보라는 수중보를 건설해 물길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물을 채워 1980년대부터 뱃놀이사업을 벌여왔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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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촌보 물길이 막아놓으니 물만 그득하고 생명 하나 보이지 않는 반생태적인 하천을 만들어놓았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런데 이번에 발표한 동촌유원지 명품하천 조성사업은 기존의 동촌유원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사업으로, 관광 콘텐츠 위주로 돼 있어 생태·문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이 사업엔 무엇보다 상상력이 부족해 보입니다. 유람선과 오리배를 중심으로 한 뱃놀이사업을 그대로 두고 곁가지 장식만 붙인 것 같습니다. 역발상이 필요합니다. 지난 수십 년간을 지속돼온 인공하천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모시켜 그야말로 생태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하천으로 만들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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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촌보로 막혀 물만 그득한 하천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동촌유원지. 생명의 흔적도 없고 수질 또한 엉망이라 악취마저 풍기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중심에 수중보가 있는데, 이를 과감히 걷어내 보자는 겁니다. 수중보만 걷어내면 그야말로 완전히 다른 하천으로 변모할 겁니다. 여울이 나타나고, 수생식물이 자라나고, 새가 오고, 물고기가 춤을 추고, 수달이 찾아오는 그야말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하천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홍 시장님, 수중보만 걷어내 주십시오

오리배가 아닌 진짜 오리들이 날아와 화려한 군무를 펼쳐 보이는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징검다리만 하나 놓아주면 아이들이 그 징검다리를 건너면서 물고기가 유영하는 모습을 보고 오리들이 노니는 모습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을 겁니다.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지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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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잠수교 일대 하천숲이 아름답게 발달한 반야월습지의 모습. 잠수교 아래는 여울이 발달해 많은 새들이 찾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야말로 자연과의 공존의 시간들이 조성되는 것입니다. 주말마다 오리배나 타는 하천에서 직접 오리를 만나고 물고기를 관찰하고 더 나아가 강물 속에 들어가 물고기를 채집하고 조개를 잡아보는 체험의 장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모습은 동촌유원지 상류로 조금만 거슬러 올라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가천잠수교가 있는 반야월습지에 가보면 동촌유원지의 '오래된 미래'가 펼쳐져 있습니다. 잘 발달한 여울 주변으로 각종 오리와 백로, 왜가리, 심지어 고니까지 찾아와 노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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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오리들과 고니까지 찾는 반야월습지의 여울. 생태가 저절로 살아난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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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까지 돌아옵니다.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 나가면 수달이 노니는 모습을 직접 볼 수도 있습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수중보를 없애버리면 수질 또한 좋아집니다. 보로 막혀 그동안 동촌유원지는 물이 썩어 있었습니다. 여름만 되면 악취까지 풍기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심지어 큰빛이끼벌레까지 등장하기도 했지요.

보를 터서 물길을 만들어주는 순간, 하천은 획기적으로 달라집니다. 그야말로 생태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하천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450억 원을 들일 필요도 없습니다. 동촌보를 없애는 순간 생태수로는 자연스럽게 복원될 것이고, 비오톱 또한 자연이 알아서 복원할 겁니다.

물놀이장은 강 체험장으로 변하고, 필요하다면 주변에 샌드비치 정도만 조성해주면 될 일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징검다리 하나 정도만 조성하면 끝입니다. 이렇게 되면 예산이 들 것도 없습니다.

보를 없애고, 샌드비치를 조성하고 징검다리를 놓는 데는 450억 원의 1/10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예산도 절감하고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그야말로 명품 생태하천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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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강에 들어가 직접 다슬기를 잡고 물고기를 잡는 생체험의 장이 펼져집니다. 보만 걷어내면 됩니다 .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홍준표 시장님 역발상을 해주십시오. 인공하천으로는 안 됩니다. 틀에 박힌 상상력 말고 역발상으로 하천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십시오. 생태를 품어주십시오. 어쩌면 시장님의 유년 그 시절을 되돌려 놓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곳에서 금호강의 '오래된 미래'를 펼칠 수 있습니다. 

홍 시장님, 동촌유원지를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명품 하천으로 만들어주십시오. 기존의 틀을 과감히 깨버려 주십시오. 그러면 정답이 보일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로 지난 15년 이상 낙동강을 비롯한 우리강의 현실을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우리강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금호강 르네상스 #홍준표 #동촌유원지 #동촌보 #반야월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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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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