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비아농협 전경.
김동규
지난 1월 26일, 광주광역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광주 비아농협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대는 "비아농협 임원진의 비위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하지만 지역 언론은 "경찰이 비아농협 조합장과 지점장의 비위 의혹과 비아농협 임원진의 갑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9일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광주 비아농협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광주 비아농협 사측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던 직원을 대상으로 '폐창고 출근 풀 뽑기 지시' '과중한 소금 가마니 운반 지시' 등의 직장 내 괴롭힘을 가했다"며 "이번 사건은 서민금융기관 수장에 의해 벌어진 부당해고, 부당전보, 직장갑질 종합세트"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인 조합장은 "(피해 당사자 A씨를) 감시하거나 따돌린 적도 없었다"며 "당당하게 조사에 임해 사실관계를 소명하겠다. 혐의없음 결론을 예상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이번 광주 비아농협 갑질 사건 피해 당사자 A씨를 인터뷰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A씨와의 일문일답.
"창고 전보에 천일염 포대 혼자 배달... 버텼다"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지난 2018년 4월 1일부터 광주 비아농협에서 영업지원직으로 일해온 A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약 2년간 근무한 후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둔 2020년 3월 31일 자로 계약 해지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부당해고라는 생각이 들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서 승소해 복직한 후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승소를 확정지었습니다."
- 복직한 이후부터 직장 내 괴롭힘이 벌어졌다고 주장하셨는데요.
"저는 부당해고 전까지 본점 하나로마트에서 캐셔, 배달, 물품 진열, 재고 관리 등의 일을 했습니다. 제가 지노위 승소 직후인 2020년 9월 복직하자, 조합장이 저를 광주 광산구 수완동에 위치한 약 2500평 규모의 폐창고로 전보했습니다.
그해 10월 초부터 약 3개월 동안 두꺼운 나무를 톱으로 자르고, 무성히 자란 잡초와 가시덤불을 낫과 목장갑을 이용해 제거하는 일을 했습니다. 조합장은 하루에도 수차례 창고에 방문해 저를 감시했습니다. 제가 바닥에 앉아 있기라도 하면 근무 태만이라며 주의촉구통보서를 줬습니다. '나무 하나 못 베는 놈이 무슨 일을 하느냐'며 각종 모욕적인 말을 하기도 했고, 조합원들과 함께 와서 저를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11월 25일에는 폐창고에서 근무하고 있던 저를 찾아온 조합장이 '사람 잘 써가지고 (부당해고 구제 소송에서) 이겼는지 몰라도 이제 2라운드가 시작됐다. 2라운드는 내부에서 할 테니 두고 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50포대만 있어도 2~4명이 함께 나르는 천일염 20kg 1000포대를 혼자 배달하기도 했습니다. 폐창고에서 일하는 동안 정말 괴로웠고, 극단적인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증거를 수집하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버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