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날을 나흘 앞둔 4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38회 한국여성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회 슬로건인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를 외치고 있다.
선대식
한국여성대회에서 '윤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상을 받았다. 상의 이름은 '성평등 걸림돌' 상이었다.
사회자인 이효린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사무국장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밀어붙였던 권성동 의원을 향해 "소관 법률과 정책, 예산, 인력이 있는 정부 조직을 아무런 대안이나 근거 없이 단순히 조항 삭제하고 없애자며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여성 인권을 볼모로 한 혐오선동 정치에 앞장서 왔다"라고 비판했다.
김현숙 장관도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이효린 사무국장은 "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구조적 성차별 해소를 위해 힘써야 할 책임 부처의 장관으로서 그 역할과 책임을 외면하고 엄연히 존재하는 구조적 성차별 존재를 부정하고, 혐오정치에 적극 동조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광장, 윤석열 정부 향한 야유 소리로 가득차
4일 오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에는 1만 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들이 윤석열 정부를 향해 보낸 야유 소리로 가득했다. 이날 성평등 걸림돌상은 7개 단체·인물이 받았는데, 정부 부처가 많았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성소수자', '성평등' 표현을 삭제한 교육부, 유산유도제 도입 책무를 방기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성평등 걸림돌' 명단에 포함됐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터진 동남원새마을금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스토킹 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인천지방법원 형사9단독재판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을 은폐한 대기업 포스코,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여성 당직 축소를 대책으로 내세운 서울교통공사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3.8 여성선언을 통해 윤석열 정부를 거세게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사회 구조적 모순으로 인해 발생되는 성차별의 존재 자체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성차별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성평등 가치를 남성과 여성의 싸움을 부추기는 도구로 왜곡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백래시를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위해 끊임없이 활용하고 있다. 윤 정부의 반(反)여성 정책 기조는 페미니스트들의 오랜 투쟁으로 일궈온 국가 및 지자체 성평등 추진 체계와 정책 전반의 후퇴와 함께, '여성'과 '성평등'을 삭제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퇴행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그 퇴행이 성평등 실현을 향한 우리의 열망과 전진을 막아낸 적은 결코 없다"면서 "우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며 성차별·성폭력이 발생하는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세상을 바꿔왔다. 다시 한번, 이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가 되어 성평등 사회를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라고 외쳤다.